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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금연, 연어!

여행가/허기성 2015. 1. 27. 20:21

다이어트, 금연,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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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는 주변에서 생(生)연어를 부쩍 많이 볼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가 먹어왔던 연어라곤 예식장 또는 뷔페에서 먹는 냉동, 훈제연어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연어는맛과 영양에 비해 고급 생선으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러나 ‘냉장 생연어’가 비행기를 타고 국내에 유통되면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졌고, 지금은 각광을 받고 있다.

생연어에는 오메가3 오일과양질의 단백질 등이 풍부해서 심장병 위험 감소,노화방지, 체중 감소, 인슐린 억제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연어가 금연 및 니코틴 해독에까지 도움이 된다고 하니 새해목표로 다이어트와 금연을 세워놓고 식단조절과 금단현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연어를 권해봐도 좋을듯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몸에도 좋고 맛도 있는 연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다들 기억할 것이다.

일본 방사능 사태 이후 우리나라 국민들은 수산물을 철저히 외면했다.

방사능 공포로 일선 마트에서 조차 방사능 검사기를 도입하였고, 일본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덩달아 국내산 수산물 소비량까지 급락했다.

특히 날로 먹는 횟감을 기피하게 되면서 수많은 양식어민들이 도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틈새를 놓치지 않고 혜성같이 등장한 생선이 바로 노르웨이 양식 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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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어잡이 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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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양식 언어는 일본 방사능과 무관한 청정 대서양과 북해에서 키운 안전한 수산물이라는 마케팅을 펼쳤다.

회는 먹고 싶은데 방사능 때문에 불안한 국민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읽은 셈이다.

마침 그 즈음에 일본식 스몰 스시야와 생연어 덮밥을 내세운 돈부리 전문점이 홍대와 이태원부터 전국적인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더욱이 연분홍 빛의 생연어는 시각적으로도 훌륭하여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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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수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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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2012년 이후 국내의 노르웨이 양식연어 시장은 매년 두 배씩 성장하였고,2015년 현재 생연어는 광어와 우럭을 넘볼만큼 한국인이 좋아하는 생선으로 등극하였다.

연어는 크게 ‘대서양 연어’와 ‘태평양 연어’로 나뉜다.

대서양 연어는 한 종류이며, 캐나다, 미국 동부 해안, 노르웨이, 영국 등 대서양 전역에 걸쳐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생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에서 수입되는 것이다.

반면 태평양 연어는 치누크연어(Chinook), 서카이연어(Sockeye), 은연어(Silver), 홍연어(Pink), 첨연어(Chum) 등 다섯 종류나 된다.

이 중 가장 맛있고 최상품으로 대접받는 것은 치누크연어이다.
홍연어와 첨연어는 통조림이나 비료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우리나라에는 첨연어만 서식한다.
태평양 연어인 치누쿠연어와 은연어는 대서양 양식연어처럼 상업적인 발전을 거두진 못하였다.

왜냐하면 태평양 지역은 조업시즌이 시작되면 연어 어획량이 가히 폭발적이여서 미국 워싱턴주, 알래스카, 캐나다 서부, 러시아 캄차카반도 할 것 없이 어항에 연어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그만큼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어는 많은데 냉동처리를 해줄 공장을 섭외하지 못하여 잡은 연어를 다시 바다에 버리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연출될 정도이다. (이처럼 태평양지역의 어획량이 풍부할 수 있었던 것은 대서양지역에 비해 잘되어 있는 자연보존 덕택이다.)

자연산 연어도 다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태평양 연어양식사업도 크게 빛을 보지 못하였다. 비싼 돈을 들여 양식을 하더라도 생산가격이 자연산의 몇 배가 되니 상업적으로 양식을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대서양 연어 양식도 시작 초기(70년대 중반)에는사업성이 그리 좋지 않았다. 아니, 당장에는 오히려 손해인 비즈니스였다. 그래도 대서양 양식업자들은 태평양 자연산 연어가 대서양 자연산 연어처럼 환경오염과 남획(over catching)으로 곧 거의 멸종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후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사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예상은 틀렸다.

80년대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펼친 환경보호 운동과 연어복원 운동은 뜻밖의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멸종보호 종으로 지정될뻔한 태평양 지역의 연어는 개체 수를 회복하여 다시금 시장에 넘쳐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연어 양식 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렸고, 자금력이 약한 중소업체들은 대기업으로 흡수되거나 도산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90년대 중반 연어시장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두 개의 빅뱅이 터졌다. 이를 계기로 어려움을 겪어오던 유럽의 연어 양식 회사들이 반전을 맞을 수 있었고 연어 양식은 순식간에 혁신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두개의 빅뱅은바로 ‘초밥’과‘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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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까지만 해도 서양인들은 날 생선을 초밥과 사시미로 먹는 동양인을 미개인 취급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초밥과 사시미는 북미와 서유럽에서 가장 인기있는 외식메뉴로 떠올랐다.

기름진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는 서구권 국가들과 일본에서 참치와 함께 최고의 횟감으로 떠올랐고 도매업자들은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를 확보하기 위해 돈다발을 들고 오슬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생산원가는 그대로였지만 노르웨이산 양식연어의 출고 가격은 불과 몇 년만에 무려 4배가량 치솟게 되었다.

자연산 연어대신 양식언어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기생충 덕분(?)이기도 하다.
자연산 연어는 민물고기라는 특성상 기생충이 많은데 냉동연어를 구이 등으로 가열 조리하여 섭취 할 때는 기생충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날로 먹는 횟감에서는 결격사유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식 연어업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기생충을 제거하는 백신이 이미 개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들이 키운 양식 연어에서 기생충이 나올 경우 소비자에게 미화 100만불을 보상해준다는 마케팅을 역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자연산 연어의 수매가격은 점점 하락하였고, 급기야 2000년 이후에는양식 연어가 자연산 연어보다 몇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리게 되었다.

자연산 연어를 잡던 어부들은 거대기업이 된 연어 양식업자들의 농간이라고 했지만 연어 양식업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본을 축적해가며 시장을 점점 장악하였다. 이렇게 양식연어가 인기를 얻어가던 중 중국이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하였다. 설명은 간단하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엄청난 경제성장을 하였고, 수 억 명의 중산층들은 각종 공해로 오염된 중국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을 외면한 채 수입해서 먹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중국에는 남방을 중심으로 거대한 활어시장 및 수산물 시장이 형성 되었다.

특히 홍콩, 심천, 광저우, 상하이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활어, 랍스터, 킹크랩등 값 비싼 수산물이 전 세계로부터 수입되었다. 이중에서도 노르웨이 생연어는 원산지가 유럽이라는 점에서 당연히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다. 원래는 중국인들도 서방인들과 마찬가지로 생선을 날로 먹지않았다.

그러나 홍콩반환 후심천을 중심으로 일본과 미국의 초밥 문화가 퍼지기 시작하였으며, 중국전역으로 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한 때 인기를 끌었던 초밥 뷔페, 해산물 뷔페가 중국에서도 대히트를 쳤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생연어 초밥과 생연어회는 초밥 뷔페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노르웨이산 양식연어의 최대 소비국이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 중국 반체제인사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는 노르웨이 수산물을 전격 수입금지 하였다. 이러한 조치로 인하여 중국의 연어 수입업자들은 노르웨이 대신 북해 한가운데 작은 섬나라인 페로제도(Faroe Island)에서 양식연어를 수입하기 시작하였다. 워낙 작은 경제규모를 가진 페로제도는 중국의 연어수입 덕분에 국가경기 자체가 부흥 했다고 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전통 연어구이보다 연어초밥과 사시미를 좋아했기 때문에 비싸도 기생충이 없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노르웨이와 유럽 대서양 양식 연어를 선호했다. 거대 소비국인 중국이 양식언어를 선호함으로써 양식연어와 자연산연어의 신분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뒤늦게 미국과 캐나나 서부, 태평양에서도 연어양식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제 막 신생한 회사가 지난 20년간 자본을 축적하고 기술력을 확보한 노르웨이의 거대 연어양식 회사를 이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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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의 인기는 비단 중국이야기만이 아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면 열 길 마다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이야말로 연어를 선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세월 산전수전을 겪으며 성장한 노르웨이와 유럽의 연어회사가 국내시장에서 잘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와 초밥을 워낙 좋아하는데다가 방사능 공포까지 겹쳐 국산 회를 못 먹었으니 이 얼마나 당연한 얘기인가. 최근 엔저로 일본 수출길이 막히고, 수산물 소비가 줄어서 우리나라 어민들이 많이 힘들다는 뉴스가 속속 들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노르웨이 연어 못지않은 좋은 상품을 개발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현재 노르웨이와 유럽의 거대 연어회사들은 엄청난 연어 수출로 그 나라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하여 세수 확보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사업초기와 힘든 시기에 정부와 국민들이 어민을 향해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