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예금 깨는 큰손들 왜?
부동산 꿈틀거리자 “이참에 증여할겸 구입”
4대은행 5억이상 예금 1년새 1조넘게 줄어
고액자산가 김 모씨는 최근 자녀에게 증여할 목적으로 강남 대치동에 105㎡(32평)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만기가 안 된 정기예금을 해지했다. 총 1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구입 자금 중 절반인 5억원은 기존 정기예금에서 해결하고 나머지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생각이다.
김씨는 최근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쥐꼬리만 한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증여를 하는 게 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데도 유리하다. 김씨는 “금리가 너무 낮아서 은행에 돈을 넣어놓을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번 기회에 증여하면 세금 부담도 줄이고 장기적으로 자녀들이 자산 가치 상승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에 훈풍이 불면서 시중은행에서 부동산 거래 자금 용도로 거액 정기예금이 속속 인출되고 있다. 정기예금의 세금을 제외한 실질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가운데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산가들이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 PB들이 예금 자산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걱정할 정도로 거액 자금의 이동이 두드러진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일부 상승하자 이번 기회에 자녀 증여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하겠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며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은행 PB들도 말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시중은행에서 거액 예금이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5억원 이상 개인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월 말 기준 16조9100억원에서 올해 1월 말 기준 15조8500억원으로 1조600억원 감소했다. 5억원 이상 개인 정기예금 계좌도 지난해 1월 말 기준 1만4099개에서 1만3721개로 378개 감소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연 1%대 초저금리 수익 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가 예고되면서 은행에는 대출을 활용해 증여나 실수요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겠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행된 차명계좌 금지법도 한몫했다. 차명으로 재산을 관리해온 일부 자산가들이 은행 예금을 빼 부동산이나 금과 같은 실물에 투자했다. 부동산 전세금이 매매가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오르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중산층도 예금을 깬다.
홍형기 우리은행 WM전략부 팀장은 “고객들이 예금 이자에 만족하지 못하다 보니 그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다”며 “은행에서는 보험이나 펀드 상품 쪽으로 자산을 분산시킬 것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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