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위례신도시에서 평균 13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 자이’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최근 인기 아파트에는 당첨자 발표와 함께 최대 1억원 이상 웃돈이 붙는 등 분양권을 사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GS건설 제공
최근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파트 분양권 매매가 늘어난 것이지 실수요가 늘어 매매시장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9만6건을 기록했다. 이 중 2만9420건이 분양권 매매로 집계돼 전체 매매의 32.7%를 차지했다. 분양권은 새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하기 전에 사고파는 권리를 말한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이 달아오른 지방의 분양권 매매 비중이 컸다. 부산은 전체 아파트 매매 9336건 중 4196건(44.9%)이 분양권 매매로 집계됐다. 대구도 5254건의 매매 중 2081건(39.6%)이 분양권 매매로 나타났다. 울산은 3760건 중 1811건(48.2%)이 분양권 매매였다.
지난해는 국토교통부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분양권 매매가 가장 많았다. 총 107만1295건의 아파트 매매 중 분양권 거래는 32만3362건(30.2%)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보다 38.7% 늘어난 수치다. 부산과 대구, 경남의 분양권 거래 비중은 각각 36.5%, 42.1%, 41.7%를 차지해 분양권 매매가 매우 활발했다.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늘어나는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으로 분양권을 매매하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부터 수도권 민간택지 전매제한 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줄면서 청약통장을 만들어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는 주기가 짧아지게 됐다. 환급성이 좋아진 것이다. 실제로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해 10월에만 분양권 거래가 3만2730건을 기록했다. 이는 월 기준으로 사상 처음 3만건을 넘어선 수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권시장이 단기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도 분양권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분양권을 사는 입장에서는 기존 아파트와 가격이 비슷하다는 조건에서 내 집을 새집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은 지역이라면 앞으로도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감도 가질 수 있다. 파는 입장에서는 취득세를 안 내고, 양도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금융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게다가 시세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수도권 전매제한이 12개월로 단축되면서 분양권 거래가 수도권 중심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분양권 매매의 경우 실수요보다는 시세차익을 내려는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거래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부동산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한다. 또 시세차익을 내려는 수요가 늘면서 주택시장을 왜곡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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