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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집을 사야 하는 건 아니다

여행가/허기성 2015. 3. 10. 17:17

 

누구나 집을 사야 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대출 받을 건데, 어차피 돈이 없기는 마찬가지인데, 전세로 사나 집을 사나 그 돈이 그 돈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건 헛소리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주택 소유자들은 거주지 관련 비용으로 연평균 5만 7,649달러(약 5,972만 4,364원)를 쓰지만, 임대로 사는 사람들은 연평균 3만 2,536달러(약 3,370만 7,296원)를 쓴다. 차이가 무려 2만 5,000달러가 넘는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2,600만 원이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기지 대출을 상환할 능력 여부와 상관없다. 집을 살 때는 집값 외에도 가전제품 구입비, 부동산 세금, 유지관리비 등과 관련된 부대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부족해진 돈을 메꾸기 위해서 신용카드와 신용대출에 의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집을 사면 안 되는 사람은 누굴까?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
소득이 변변치 않은데도 무리해서 집을 사는 사람이 있다. 물론 이런 사람도 쥐구멍에 볕 들 듯이 잠깐 동안 높은 소득을 갖게 되는 때가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소득이 없는 달이 몇 개월 이어지거나 낮은 수준의 소득이 몇 개월 반복되는 경우라면 집을 사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집을 샀다가는 아주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불안정한 소득을 가진 사람은 집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고용 상태가 계절의 영향을 받거나 고용이 불안정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소득이 일정치 않은 경우와 마찬가지다. 고용 상태가 불안정하다면 집을 소유함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집을 유지하고 관리할 시간과 기술이 없는 사람.
집은 그 자체로 끊임없는 관심을 필요로 한다. 갖고 있는 집이 아파트라면 손이 덜 가는 대신 만만치 않은 관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단독주택 의 경우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정원의 잔디도 깎아주고, 잡초도 뽑아줘야 한다. 벽의 칠이 벗겨지면 페인트를 사다가 칠해줘야 하고, 배관도 고쳐야 하며, 커튼을 교체하고 지붕을 수리하고 눈이 오면 눈을 치워야 한다. 이에 더해 카펫도 청소해줘야 하고, 보일러도 관리해줘야 한다. 한마디로 할 일이 끝이 없다. 주택 유지, 관리 비용도 많이 든다. 전체 집 가격의 약 3% 정도가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 할 때, 주택 감가상각비를 고려해도 집 가격이 4억 원이면 집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으로 매달 약 100만 원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혼자서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으면 인건비를 아낄 수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일을 맡겨야 한다면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을 고스란히 지출해야 한다.

집 사는 데 저축한 돈을 몽땅 써야 하는 사람.
집을 사려고 무슨 일이든 할 생각인가? 긴급할 때 쓰려고 넣어뒀던 펀드를 환매할 것인가? 저축을 몽땅 해약할 것인가? 그랬다가는 새집을 사더라도 오래 버티기 힘들 수 있다. 살다보면 돈이 많이 드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족 중 누군가가 갑자기 아플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일로 큰돈이 필요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럴 때, 현금 자산을 몽땅 집 사는 데 털어넣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 집을 사려고 모아뒀던 돈을 정말로 몽땅 다 털어넣어야 한다면 아직은 집을 사서는 안 된다. 기다려야 한다, 그 돈을 죄다 털어넣지 않고 집을 살 수 있을 때까지.

이사를 자주 다니는 사람.
직장 때문에 혹은 개인적인 문제로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 사람이라면 매매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집을 샀는데 직장을 따라 지방으로 가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하자. 처음에는 집값이 올라서 집을 팔아 이윤을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중개수수료, 등기 비용, 양도소득세 등으로 인해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 벌어 둔 돈이 고스란히 주택매매 비용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게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려는데 부동산시장이 나빠진다면 고스란히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 경우라면 집을 구입하는 것보다 임대로 사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살고 싶은 지역에서 집을 살 여유가 안 되는 사람.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이 있다. 공원이나 산 등 자연과 접해 있는 곳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쇼핑센터가 가까워야 하는 사람도 있다. 미술관이나 공연장 가까이에 사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아이교육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교육 여건이 좋은 곳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살고 싶은 지역, 선호하는 동네가 있는 셈이다. 집을 갖는다는 것은 이러한 선호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단지 집을 갖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만족할 수 있을까. 친구와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에서 산다면? 직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것은? 공연과 전시 관람을 포기하는 것은?
만약 주택 소유만을 생각해서 살고 싶지 않은 곳에서 살기로 결정했다면, 원치 않은 곳에서 ‘하우스푸어house-poor’가 되는 셈이다. 대출금을 갚는 것도 버거운데, 그곳에서의 삶이 원하지 않은 것이었다면 후회는 점점 더해갈 것이다. 또한 집 구매를 결정할 때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출퇴근 비용이다.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과 출퇴근 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 추가 비용으로 인해 결국 집 구입을 후회하게 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책임 있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
자기 돈을 어떻게 쓸지 모르는 사람, 주택 구입을 위한 계약금을 모으기로 결심한 적도 없는 사람이라면, 집을 살 준비가 됐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매달 버는 돈이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면, 그건 썩은 나뭇가지를 타고 나무를 오르는 것과 같다. 하우스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서 뭘 해야 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 집을 소유하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따져보지도 않은 것이다. 결국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대출에 의존하고, 가계 부채를 갚기 위해서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 일이 생길 것이다. 

가계 부채가 있는 사람.
집세를 내지 못하면서 신용대출이나 신용카드 대금을 상환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집세 때문에 허리가 휘어지고 있는 마당에 빚을 더 쉽게 갚을 수 있는 마술 같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은 사람.
당신이 한곳에 붙박여 있는 것보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판에 박힌 일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집을 소유하는 것은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신이 보일러 필터를 교체하는 것보다 여행하는 것을, 집 앞 눈을 치우는 것보다 신발 사는 것을, 거실 바닥을 닦는 것보다 공부하는 것을 더 좋아해도 마찬가지다. 집을 소유했다가 하고 싶은 다른 일들을 못하게 된다면, 당신은 집을 산 걸 후회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토요일 아침에 카페에 앉아서 라테를 마시는 게 잔디를 깎으러 가는 것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느낀다면 그냥 계속 임대로 사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