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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분양권 웃돈 '7000만원'…'폭탄돌리기' 한창

여행가/허기성 2015. 3. 12. 07:10

마곡지구 분양권 웃돈 '7000만원'…'폭탄돌리기' 한창

 

"민간이 분양한 유일한 단지로, 현재 전용 84㎡ 기준 분양권이 6억원 선에서 거래됩니다. 물론 전매가 1년간 제한돼 합법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지금 사두면 입주시점에 1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요. 하루 빨리 사는 게 돈 버는 거예요."

지난 11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은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일찌감치 문을 열고 상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지난 1월 분양한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의 웃돈이 최대 7000만원 가량 붙었다며 분양권 전매를 부추겼다.

이 단지는 모델하우스를 개장할 때부터 '떴다방'이 들어서면서 분양권 웃돈이 수천만원 가량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27.6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입지가 좋은 곳을 분양받은 당첨자는 5000만원 이상 웃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곡지구 인근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로열층 당첨자는 1억원을 얹어주지 않으면 절대 팔지 않겠다고 강수를 두기도 한다"며 "최근 마곡에서 분양권 전매를 통해 큰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가 나돌자 분양권 매물 자체도 찾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이 아파트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계약 후 1년간 사고파는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 전매제한 물건이란 점이다. 이 기간에 매도·매수행위를 할 경우 관련법상 행정처벌을 받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분양권을 사고팔아 '거품'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위 '폭탄돌리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폭탄돌리기'는 금액을 올리면서 거래행위를 하고 통상 최종 매수자가 최고점에 매물을 인수, 가격하락 등에 따른 손실을 입는다. 계약도 안한 전매제한 물건의 초기 웃돈 호가가 수천만원에 달하자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마곡동 인근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만일 분양권을 사게 되면 입주할 때까지 이자비용도 내게 되기 때문에 웃돈 요구 수준이 지나치다"며 "거품이 빠지고 나면 결국 마지막에 사들인 실수요자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아파트 공사현장에 건설자재가 쌓여있다.

◇분양권 거래 급증에 6개월새 1억7500만원 '껑충'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2만6997가구로, 매매거래량(9만1696가구)의 29.4% 수준이다. 이에 비해 마곡지구가 포함된 강서구는 3705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져 매매 거래(5088가구)의 72.8%에 달한다.

특히 마곡지구에 SH공사가 분양한 '마곡엠밸리' 단지들이 입주한 지난해 7~9월은 분양권 거래(3037가구)가 매매 거래(1269가구)의 2.4배를 기록할 정도로 분양권 거래가 활기를 띠었다.

대개 아파트 입주 초기엔 분양권 매매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나 잔금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계약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이 많아져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마곡지구는 사정이 다르다. 되레 지난해 중반 입주가 시작되면서 웃돈이 붙고 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마곡엠밸리' 14단지 84㎡ 6층이 올 1월 5억95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같은 아파트 4층이 지난해 7월 4억1908만원에 거래됐으니 6개월새 1억7500만원 이상 오른 것. 현재는 6억5000만원 이상에 호가를 형성하고 있지만, 매물 자체가 없다는 주변 공인중개소의 설명이다.

마곡지구 분양권 웃돈 '7000만원'…'폭탄돌리기' 한창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의 웃돈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떴다방은 "가장 가까운 14단지 호가가 6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으니 민간아파트 브랜드를 감안하면 입주시점에 7억원 이상 갈 것이다. 지금 6억원에 사도 1억원이 남는 장사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처럼 최초 계약자가 분양가에 웃돈을 붙여 분양권을 팔고 다음 매수자가 다시 값을 더 올려 파는 식으로 여러번 손바뀜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가격 거품이 생기면 결국 마지막에 실입주하는 사람이 비용을 다 떠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오윤섭 닥터아파트 대표는 "통상 떴다방은 단기간에 치고 빠지려고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때문에 분양권 거품이 발생한다"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거품이 꺼지기 마련이고 입주시점에 가수요와 투자수요는 모두 떠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실수요자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