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버지는 안녕하십니까…‘한국의 50대가 위험하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김진성(가명·52)씨는 몇 달 전부터 자다가 깨는 일이 잦아졌다. 출근하면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피곤해 일에 집중할 수도 없다. 주변에서 또래들이 한두 명씩 직장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 조기 퇴직과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해 하루에 몇 번씩 한숨을 쉬는 게 습관이 돼 버렸다. 언제부터인지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져 잠을 이룰 수도 없다. 병원을 방문한 그는 결국 우울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은퇴·노후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50대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심한 우울증은 극단적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50대의 정신질환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판단, 국내 최초로 ‘50대 정신건강 사업’을 추진 중이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50대가 21%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60대(17.4%)와 40대(15.9%)가 뒤를 이었다. 5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09년 11만 5996명에서 2013년 15만 1009명으로 4년 새 3만 5013명(30.2%)이나 급증했다.
우울증은 스트레스·소외·불안감 등 여러 원인에 의해 우울감 및 의욕 저하 등이 나타나는 정신질환으로 수면 장애나 불안, 성욕 및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문제는 심한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50대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전체 자살자 중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5%로 가장 많았다. 특히 50대 남성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8명으로 전년(53.2명) 대비 8.9%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5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4.6명이었고, 남성의 자살률이 54.6명으로 여성 자살률 16명을 크게 웃돌았다.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50대 남성의 우울한 자화상인 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우울증 및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1년 기준 10조 3826억원으로 2007년 7조 3367억원보다 40% 넘게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과도한 경쟁, 명예퇴직, 가족부양 등 사회·경제적 압박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우울증은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자존심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를 꺼리면서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올해 3억원의 예산을 신규 편성, 국내 최초로 50대 정신건강 사업을 추진한다. 정신질환 검진 및 치료 지원을 통해 50대 우울증 및 자살을 예방하겠다는 것. 시는 현재 이와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으로 오는 7월쯤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마련해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퇴 및 노후에 대한 불안이 50대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지면서 자살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50대 우울증과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시범적으로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시행 결과 및 전문가 자문 등을 반영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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