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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눈"

그많던 패밀리레스토랑 어디로 갔나

여행가/허기성 2015. 3. 24. 07:03

 

그많던 패밀리레스토랑 어디로 갔나

기름진 메뉴에 비싼가격 부담 줄줄이 문닫아…`집밥式 웰빙메뉴` 한식뷔페 전성시대

 

#1. 서울 남영역 근처에 있던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매장이 올해 초 문을 닫았다. 아웃백 상징과도 같은 집 모양 외장 인테리어는 그대로지만 이곳엔 현재 '임대 문의'를 알리는 현수막만 걸려 있다.

#2. 반면 지난해 말 문을 연 서울 여의도 한식 뷔페 '올반'은 저녁 개장 시각인 오후 5시에 딱 맞춰 찾아가도 30~40분 줄 서는 일은 각오해야 한다.

1990년대 화려하게 탄생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점점 줄어들고 그 자리에 웰빙과 다양한 메뉴로 무장한 한식 뷔페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1992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주말이면 온 가족이 찾아가는 외식 1번지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 최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후 인기가 차츰 시들해졌고 특히 지난해부터 점포 수를 줄이거나 아예 사업에서 손을 떼는 곳이 늘기 시작했다. 2002년 점포 수 1위에 오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지난해까지 109개였던 매장 가운데 30% 넘는 34곳을 올해 1월 한 달 만에 순차적으로 정리했다. 현재 매장 수는 총 80개다.

'TGI프라이데이'도 매장 수가 최근 2년 만에 45개에서 38개로 감소했다. '베니건스'는 같은 기간 23곳에서 8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썬앳푸드가 운영하던 '토니로마스'는 지난해 말 광화문점이 문을 닫으며 한국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마르쉐'와 '씨즐러'는 이미 2013년 한국에서 물러났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몰락한 이유는 다양하다. 2000년대 중반까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장 수는 늘어났지만 메뉴 차별화에 실패했다. 특히 최근 경기 불황으로 외식 수요가 줄어들었음에도 메뉴 가격은 내려가지 않았다. 4인 가족에 10만원 이상은 거뜬히 나와 다른 레스토랑보다 가격 경쟁력이 낮았다. 또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패밀리 레스토랑 몰락을 가져왔다. 지난해부터 패밀리 레스토랑도 중기적합업종에 포함돼 출점에 발목을 잡혔다.

대신 부각되기 시작한 곳이 한식 뷔페다. 2013년 CJ푸드빌이 처음 내놓은 '계절밥상'은 싼값에 웰빙식 집밥을 뷔페 형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랜드파크와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잇따라 '자연별곡'과 '올반'을 각각 출범시켰고 외식업계 신흥강자로 급부상했다. 자연별곡은 출범 1년도 안 돼 매장이 30개에 육박했고 계절밥상은 올해 말까지 매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롯데리아와 아워홈 등도 한식 뷔페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식 뷔페 인기에 호텔 레스토랑도 달라지고 있다. 쉐라톤워커힐은 뷔페 레스토랑 '더 뷔페'를 선보이면서 한식 궁중요리를 대폭 강화했고 그랜드힐튼서울은 간장게장, 수삼, 더덕, 도라지구이 등 한식 메뉴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