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모건의 각성, 김성근 감독과 숨은 이야기
한화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이 시즌 개막부터 강렬한 데뷔전을 치르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모건은 지난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시즌 개막전에서 마침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부상이 없는데도 시범경기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던 그는 6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2루타 2개 포함 5타수 4안타 2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비록 한화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넥센에 4-5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모건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상당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번개 같은 배트 스피드로 공을 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와 안정감 있는 외야수비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잘하는 모건을 왜 시범경기까지 볼 수 없었을까. 표면적인 이유는 몸 상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사실 정확한 것은 모건의 태도에 있었다. 김 감독은 모건을 두고 "말이 많다"고 표현했는데 실력 이전에 마음가짐의 변화를 원했다.
김 감독은 "모건이 일본에서 도루가 적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코칭스태프가 중심타순에 넣어서 도루를 하지 말라고 했다'더라"며 "미국과 달리 아시아 야구는 주자 견제에 더 많이 신경 쓴다. 그런 부분은 말하지 않고 코칭스태프 이야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도루 2위까지 기록했던 모건은 그러나 2013년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선 단 3개에 그쳤다. 도루실패도 2개로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코칭스태프에서 도루 금지 사인이 있을 수 있지만 김성근 감독은 이런저런 변명보다 강한 의지를 느끼고 싶었다.
김 감독은 시즌 전 모건을 다시 1군에 불러 그의 의지를 확인했다. "수비는 어디를 하고 싶은가"에 대해 묻자 "어느 포지션이든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훈련하는 자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괜히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게 아니다. 연습할 때도 좌·중·우 가리지 않고 타구를 보내며 감을 조절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예전부터 선수들에게 그린라이트를 줬다"며 모건에게도 루상의 자유를 허락했다. 모건의 개막전 도루는 벤치 사인에 의해 나왔는데 완벽한 스타트와 슬라이딩으로 2루를 가볍게 훔쳤다. 항상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움직임 또한 위협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1군에 데뷔한 모건의 각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 김 감독도 아마 상당히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나이저 모건이 경쾌한 개막전을 치렀다.
모건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 6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모건은 2루타만 2개에 도루까지 성공하며 빠른 발을 과시, 한국 무대 연착륙을 스스로 알렸다.
모건은 2회 1사 2루에서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4회에는 밴 헤켄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얻어낸 뒤 5구째 타구를 우익수 뒤 담장 앞에 떨어뜨렸다. 모건은 2루에 안착한 뒤 자신만의 T-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다.
6회 모건은 유격수와 3루수가 서로 공을 놓치는 틈을 타 2루까지 진루했다. 모건은 두 타석 모두 정범모의 희생번트로 3루를 밟은 뒤 강경학의 타점으로 홈을 밟았다. 모건의 장타가 터지면서 한화는 득점 찬스를 쉽게 만들었다. 모건은 8회에도 안타를 치고 나가 2루까지 훔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9회 몸에 맞는 볼을 얻은 모건은 1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유격수 오른쪽 깊은 내야안타로 출루해 4안타 째를 생산해냈다. 역대 16번째 개막전 최다 안타 타이 기록. 팀은 12회 연장전 끝에 4-5로 패했으나 팀은 모건을 건졌다.
모건은 개막전 이전까지만 해도 좋은 분위기 속에 있지 않았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귀국 조치된 뒤 다시 돌아갔으나 5일 만에 재귀국해 서산 2군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었다. 시범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하는 법. 모건이 김성근 감독을 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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