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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용토지 보상 평가기준 실거래가로 바꾼다"

여행가/허기성 2015. 4. 10. 14:46

 

정부 "수용토지 보상 평가기준 실거래가로 바꾼다"

정부가 수용 토지의 보상 평가기준을 표준지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토지보상 과정에서 저가보상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자 정부가 개선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연구용역과 전문가 간담회 등의 절차를 거쳐 토지보상제도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 수용 토지에 대한 보상평가 기준이 실거래가로 바뀐다. 기존 공시지가의 경우 너무 낮은 보상이 이뤄져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 데 따른 정부의 개선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10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현행 토지보상제도의 재검토에 착수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사회적 여건이 변하고 있음에도 토지보상제도는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며 "장기적으로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포스트 개발시대 토지보상제도 개선방안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을 통해 현행 토지보상제도의 실태를 분석하고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토지보상제도의 전면적 개편을 사실상 예고한 것은 처음이다.

 

국토부는 다양한 개선방안의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토지평가 기준을 표준지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바꾸는 방안, 상가권리금 등에 대한 보상 방안, 공익사업의 범위 명확화 등이 제도개선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단연 토지평가 기준이다. 지금까지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보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상당했다. 2008년 발생한 남대문 방화사건의 배경도 토지보상금을 둘러싼 갈등이었다.실제 표준지 공시지가는 실거래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책정된다. 저가보상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감정평가사의 주관이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다. 하지만 토지보상이 이뤄지는 땅은 대부분 실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곳이란 점에서 실거래가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토지보상제도를 둘러싼 문제는 비단 토지평가 기준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토지보상제도의 근간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다. 토지보상법에는 '사업인정'이란 단계를 통해 수용권 부여 여부를 검증하도록 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매년 강제적 토지수용이 진행된 2000~3000여건 중 사업인정을 거친 건수는 20건 내외에 그치고 있다. 토지보상 외에 토지수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법률만 정확하게 100개에 이를 정도로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익성과 무관한 실내골프연습장 건설을 위해서도 토지수용이 이뤄지는 이유다.

 

 

이호준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연구위원은 "공시지가의 경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토지보상 기준을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가는 것이 방향성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개정도 중요하지만 다소 미비한 토지수용위원회의 역할 등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는 데도 신경을 써서 수용권 남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