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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꿈꾸는 도시인 사업한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공부해야죠”

여행가/허기성 2015. 4. 23. 15:59

 

“조그만 시골동네인 이곳에서도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박재숙(사진) 베리팜힐링캠프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업의 6차 산업화 사업에서도 규제가 많아 사업을 발전시키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부터 6차 산업화와 관련해 교육·홍보를 많이 해 줘서 도움을 받았다”며 “그러나 6차 산업화 사업에도 여전히 규제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공장 부지에 숙박시설을 건축하는 데 따른 규제. 박 대표는 “공장 부지에 숙박 용도 시설을 지으려고 했지만 각종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본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규제를 잘 풀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베리팜힐링캠프 부지에 농가 체험 가족 등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을 지으려 했지만 토지 용도 규제 때문에 용도 변경에만 4∼5개월을 소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6차 산업화 사업 대상이라는 점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용도 변경을 수월하게(?) 해 줘 숙박시설을 지을 수 있었다. 현재 베리팜힐링캠프에는 8595㎡의 부지 가운데 건물(1983㎡)이 들어서 이 중 8개의 방을 구비한 숙박시설도 갖춰져 있다.

그는 “규제 완화와 함께 세금 우대도 해 줬으면 좋겠다”며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법인세가 20∼30%가량 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로니아 원료를 사들이는데, 제반 비용의 0.3%를 법인세로 냈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구하기 힘든 것도 박 대표의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다. 현재 베리팜힐링캠프에는 박 대표의 친언니 내외 등 친척과 직원 11명이 일을 하고 있지만, 일손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는 귀농을 꿈꾸는 도시인들에게 “안 되면 농사나 짓지” 하는 식의 안이한 마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그는 “사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성공 사례를 너무 흔하게 접하기 때문에 귀농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젠 농사도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성공 사례들이 나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인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며 “나에게 ‘돈’이 되는 농사 분야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파악한 후 귀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실패 귀농… ‘차세대 슈퍼푸드’로 우뚝 섰죠”
전북 고창 ‘베리팜힐링캠프’ 오영은· 박재숙 부부

▲  베리팜힐링캠프 직원들이 전북 고창군 부안면의 농장에서 ‘슈퍼푸드’라고 일컬어지는 아로니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업 실패로 한때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오영은·박재숙 부부가 15억 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복분자로 유명한 전북 고창에서 1652㎡(500평)가 넘는 부지에 아로니아 가공제품 생산공장판매장, 카페, 숙박시설, 체험장까지 갖춘 ‘베리팜힐링캠프(베리팜영농조합법인)’를 운영하는 오영은 베리팜힐링캠프 회장과 박재숙 대표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경기 부천에서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어두운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골재사업이 실패하자 사회는 더 이상 이들 부부에게 관용과 혜택을 베풀지 않았다. ‘먹고살기’ 위해 귀촌을 결심했던 2005년 당시를 박 대표는 “고창에서 밭농사를 짓고 계셨던 시아버지만을 바라보고 내려온, 어쩔 수 없는 귀촌”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창은 복분자로 유명한 곳이지만, 음식은 10년 주기로 바뀐다는 걸 알고 있었죠. 언제까지 복분자가 인기를 끌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2008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베리(아로니아 등 베리류 농작물) 농장을 열게 된 것입니다.”

한겨울에 찾아간 전북 고창군 부안면 베리팜힐링캠프 농장에는 겨울 추위 때문인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농장에는 카페와 체험장, 숙박시설까지 갖춰져 올여름에는 다시 방문객들로 북적일 것이 분명했다.

오영은·박재숙 부부가 귀농해 처음 복분자를 재배할 때는 많은 고생을 겪었다. 복분자는 기후변화에 약하고, 3년 수확 후 재배지를 옮겨 땅을 쉬게 해야 하기 때문에 재배에 어려움이 많았다. 최소 5년은 수확해야 투자비용을 거둬들일 수 있었지만, 박 대표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박 대표가 복분자와 함께 아로니아 재배로 눈을 돌린 이유였다. 아로니아는 자생력이 좋아 복분자를 옮겨 심고 휴식 중인 땅에도 재배할 수 있고 식재 후 3년 차에 생산이 가능했다. 또 10년 차까지 수확할 수 있어 여러모로 복분자를 대체할 최적의 작물이었다. 이런 정보는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 6차 산업’ 프로그램에서 얻은 것이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 6차 산업 성공모델은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됐다. 박 대표는 베리류 농사를 ‘농촌 6차산업 성공모델’로 키우기로 결심하고 가족끼리 조합을 결성해 생산과 제조, 유통까지 직접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생산물량을 대기 위해 2009년 영농조합을 결성하고 30여 농가를 끌어들여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 체제도 구축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막다른 골목이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홍보와 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할 터였다.

그런 상황에서 운이 따라줬다. 전국의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큰 인기를 끌고 있던 모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이 2011년 고창을 찾아 복분자를 홍보해 준 것이다. 워낙 인기가 있던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라, 2011년 7월 방송이 나간 이후 전국에서 복분자 주문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박 대표는 “그해 7·8월에만 3억 원의 매출을 올려 2011년 6억2000만 원의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다”며 “방송 프로그램의 위력을 새삼 느꼈고 동시에 베리팜힐링캠프가 본격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성공도 그 이전부터 박 대표가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면서 노력을 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오 회장은 “6차 산업화 프로그램으로 교육과 홍보분야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1년 6억 원의 높은 매출을 올려 기반을 닦은 베리팜힐링캠프는 2014년 10억 원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15억 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우량 영농조합이 됐다. 지금도 베리팜힐링캠프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90%는 온라인 판매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7000명가량이 농가를 방문해 작물 재배 체험과 함께 농장 견학을 다녀갔다. 자신들의 성공 노하우를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베리팜힐링캠프 농장을 판매와 관광까지 결합한 농원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전시 카페형 판매장과 체험농가도 만들고 있다. 올해는 1만 명가량의 방문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아로니아는 포도의 80배, 복분자의 20배, 블루베리의 4배가 넘는 항산화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슈퍼푸드로 등극한 대표적인 작물”이라며 “아로니아 소비자가 관광객이 돼 체험과 나들이까지 겸하게 되기 때문에 6차 산업화에 이보다 더 좋은 모범 사례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