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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오를 때 사자?"..'부족의 착각' 경계해야

여행가/허기성 2015. 5. 4. 09:20

호황기 쏟아낸 주택 물량..2년후 '부메랑' 우려

올해 40만가구 분양 예정..12년來 최다 물량 쏟아져
"공급 과잉에 집값 하락 하우스푸어 양산 우려"

 

 

평균 경쟁률 ‘7대 1’, 최고 경쟁률 ‘197.5대 1’. 지난 2007년 9월 삼성물산(000830)(57,200원 0 0.00%)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아파트(총 2393가구)의 1순위 청약 성적표다. 그 해는 서울·수도권에서 쏟아진 분양 물량이 전년(9만 1110가구) 대비 두 배 가까운 17만 가구에 달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찍은 시기였다.

하지만 입주 시점에는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대거 발생 등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약 3년 뒤인 2010년 용인이 속한 경기지역 입주 물량은 11만 5103가구로, 2007년 분양 시점(7만 5430가구)보다 50% 이상 많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그 이전 분양한 일부 단지의 공사가 늦어지면서 입주가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입주 뇌관` 터지나]호황기 쏟아낸 주택 물량..2년후 `부메랑` 우려

급격한 입주 물량 증가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재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의 주력 주택형인 전용면적 149㎡형의 평균 매매가는 7억 6500만원(KB국민은행 시세)으로 분양가(9억 6022만원)보다 2억원가량 떨어진 상태다. 
 
최근 들어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 한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12년새 최대인 4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분양 단지들의 준공 시기가 집중될 2~3년 후에는 또다시 ‘입주 폭탄’을 맞아 집값이 하락하고 ‘제2의 하우스푸어’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총 39만 8234가구로, 목표 대로 실제 분양할 경우 2003년(35만 6362가구)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중 서울·수도권 물량은 이전 최대였던 2007년(16만 7328가구)보다 40%가량 많은 22만 9971가구에 달한다. 현재 시장 분위기로 볼 때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분양되는 아파트가 입주하는 2~3년 뒤 입주 물량은 현재 예상하는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뤘던 사업장은 물론 이후로 계획했던 단지까지 당겨서 분양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양 물량 대부분이 오랜기간 미분양으로 고통을 겪었던 서울·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권의 올해 분양 물량은 지난해(8만 3030가구) 두 배 수준인 16만 5269가구에 이른다. 현 추세대로라면 2017~2018년 입주 물량은 서울·수도권만 약 5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 중심의 시장 상황에서 현재의 분양 과열 양상을 방치하면 입주 시점에 가격 하락과 하우스푸어 양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 중심인 현재 분양시장은 쏟아지는 물량을 소화할 수요가 제한적이라 입주 시점에 물량 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며 “보유 자산이 적은 30대가 과도한 빚을 내 분양을 받을 경우 입주 후 집값이 떨어지면 곧바로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집값 오를 때 사자?"..'부족의 착각' 경계해야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가격 규제가 풀린 시장에 전세난에 떠밀린 실수요자들이 속속 유입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추세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공급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9만원으로, 1년 전(1800만원)보다 12.1% 올랐다. 대한주택보증이 조사한 올 2월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같은 달(3.3㎡당 1792만원)보다 15.3% 상승한 3.3㎡당 2067만원이었다.  

시장경제에서 상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런 공식이 먹히질 않는다. 집값이 한 번 뛰기 시작하면 집이 모자라 지금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 같은 조바심에 빠진다. 수요와 공급의 시차가 큰 부동산 상품의 특수성이 빚는 이른바 ‘부족의 착각(shortage illusion)’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경고를 던진다. 조바심을 못 이겨 비싼 값에 덜컥 집을 샀다가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2~3년 뒤에 ‘덤터기’를 썼다고 후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최근 회원 공인중개사 508명을 대상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의 적절성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9.1%(300명)가 ‘비싸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가격 체감도가 벌써 이렇다.  


수도권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및 전매 제한 규제가 완화된 청약 시장에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비싼 집이 속속 팔려나가는 현상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까지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입주 시점에는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고분양가 책정 사례가 나올 수 있으므로 적정성을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