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준비를 가로막는 ‘어떻게든 되겠지’의 함정
은퇴 후 자신의 미래를 한 번쯤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생각’만 하다 끝난다는 점이다.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때면 애들 대학은 마칠 수 있을까?’ ‘뭘 해서 먹고살지?’ ‘지금 가진 돈이면 충분할까?’ ‘얼마나 더 모아야 할까?’ ‘더 늦기 전에 뭐라도 준비해야 할 텐데.’ 별의별 생각이 떠오르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머릿속은 복잡해지다 못해 이내 하얗게 되고 만다. 그러다 당장의 현실로 돌아오면 생활비에 아이들 교육비, 주택 마련 비용이나 대출 이자 등 여기저기 돈 나갈 걱정에 은퇴 후에 대한 계획은 뒷전으로 밀리고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즈》와 골드만삭스에서 공동으로 선정한 ‘2011년 올해의 비즈니스 서적’에 오른 마거릿 헤퍼넌의 저서 《의도적 눈감기》Willful blindness에 따르면 “무게 1.5㎏의 단백질 조직인 사람의 뇌는 모든 정보를 공평하게 대하진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게을러서 고정관념에 들어맞는 정보는 선뜻 수용한다. 의심하거나 비판할 필요가 없는 편안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생각과 다른 정보가 들어오면 그 정보는 무시하고 배척한다.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설령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사실이라도, 그것이 불편한 진실이라면 뇌는 두 눈을 감아 버리고 만다. 이같이 뇌가 고의로 눈을 감아 버리는 현상인 ‘의도적 눈감기’는 자칫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은퇴 준비도 딱 이와 같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의 3분의 2(68.2%)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 후 삶에 대해 신경 쓰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KB금융연구소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자의 대부분이 은퇴 준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감했지만 2명 중 1명 이상(55.4%)이 은퇴 준비를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있었다. 은퇴 자금 준비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빠듯한 소득’과 ‘자녀 교육 비용’이 꼽혔다. 이처럼 사람의 뇌는 스스로 은퇴 후의 모습을 상상하고 준비하는 게 잘 되지 않는다. 은퇴 후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이고, 자녀의 학원비는 당장 포기하기 어려운 눈앞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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