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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파실래요?"..제2경부고속도로 소식에 안성 투기바람

여행가/허기성 2015. 5. 29. 09:57

서울~세종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 가시화되면서 안성시 땅 거래 20% 이상 증가

#경기 안성시 서운면 현매리에서 과수원을 하는 송모씨(71)는 요즘 고민이 많다.이달 중순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찾아와 후한 값을 쳐줄 테니 땅을 팔라고 해서다.

갑자기 찾아온 것이 이상해서 주변에 알아보니 과수원 인근에 '제2경부고속도로'가 들어선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동안 팔려고 매물로 내놓은 적이 있어 이번 기회에 팔까도 생각해봤지만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에 고민하고 있다.

 

 

최근 경기 안성의 땅 거래가 부쩍 늘었다. 서울과 세종시를 잇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이른바 '제2경부고속도로'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표적 수혜지역으로 안성이 꼽힌다.

29일 국토교통부의 토지거래 현황자료에 따르면 안성시는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3818필지 450만7000㎡의 토지가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된 3135필지 363만8000㎡에 비해 필지는 21.8%, 면적은 23.9%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거래가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11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예산소위원회를 열어 제2경부고속도로 설계비 40억원을 올해 예산안에 반영하면서 본격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라는 분석이다. 이 예산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현재로선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하지만 세종시가 지난 15일 기획재정부 주최로 열린 '2015 시도지방재정협의회'에서 제2경부고속도로 조기착공(설계비 반영)을 건의하는 등 꾸준히 추진되고 있어 조만간 확정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일부 아파트 분양광고에선 2021년 개통을 기정사실화해 선전하기도 한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2경부고속도로에 대한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세종·천안·용인·하남·서울(구리)을 잇는 연장 128.8㎞의 왕복 6차선 고속도로로 2009년 사업계획 발표 이후 6년째 답보상태에 있다.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6조7000억원대 재원마련을 놓고 국비와 민자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다. 개통되면 서울-세종간 1시간 생활권이 가능해짐은 물론 기존 경부·중부고속도로 교통량도 최대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선 처인구 모현·백암·남사 등 용인시 동쪽과 보개·금광면 등 안성시 중부가 고속도로 개통의 직접적인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서울과의 거리는 가깝지만 교통여건이 좋지 않아 그동안 "무늬만 수도권"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전종철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주임교수는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그동안 교통여건이 불편해 뒤처졌던 주변 개발이 크게 앞당겨질 것은 자명하다"며 "안성엔 기존 경부·중부고속도로와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등 3개 노선이 지나고 있어 전국 고속도로망의 중심이 되면서 투자자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확정되기까지는 변수가 많아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교수는 "당장 사업추진 방식이 결정되더라도 내년과 내후년 설계비 반영부터 환경영향평가까지 사전 행정절차 기간만 3~4년가량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고속도로 호재가 토지가격에 반영된 곳도 많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