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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업종은 옛말" 건물주도 꺼리는 1층 '은행 점포'

여행가/허기성 2015. 6. 1. 11:46

"효자 업종은 옛말" 건물주도 꺼리는 1층 '은행 점포'

은행 점포 수익성 나빠지자 임대료 비싼 1층서 엑소더스‥건물주도 상가 활성화 위해 임대 꺼려

[은행 점포 수익성 나빠지자 임대료 비싼 1층서 엑소더스‥건물주도 상가 활성화 위해 임대 꺼려]

은행점포들이 상가 1층에서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은 커서다. 일반적 상권 상가의 경우 1층과 2층 점포의 임대료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실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상가의 1층 점포 264㎡(이하 전용면적)는 보증금 2억원, 월세 1250만원대에 매물이 나왔지만 인근 상가 2층 점포 230㎡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50만원대로 임대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 1층 점포에 주로 있던 은행들이 2층 이상 상층부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사진은 왕십리역 인근 상가./사진=박성대

상가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점포 분양가도 3.3㎡당 1층 대비 2층의 경우 35%대까지 낮아지는 추세다. 더욱이 은행은 사용 면적이 넓다보니 2층으로 옮길 경우 비용절감 효과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 설명이다.

대형 쇼핑몰이나 지하철 역세권에선 아예 지하층에 입점하는 것을 선호한다. 지상 1층에 비해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층이 유동인구가 많아서다. 역삼동 N공인공개소 대표는 "은행들이 점포 수익성이 떨어지자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적을 줄이거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2층이나 고층 혹은 지하로 옮겨가고 있다"며 "월세가 밀려 건물주가 은행을 내쫓는 경우도 종종 봤다"고 설명했다.

최원철 한국부동산전문교육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ATM(자동화기기)은 1층에 배치하고 영업장은 주로 2층 이상 고층부로 옮기는 은행이 늘고 있다"며 "인근 상가들에 ATM과 영업장을 각각 배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현금교환이나 단순입출금 등 수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회성 거래업무가 주로 이뤄지는데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굳이 1층 점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자산관리나 미래 은퇴설계 등을 위해 은행을 찾는 대부분 고객은 외부 노출이 잦은 1층보다 2층 이상 상층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최근엔 임대인들조차 1층에 은행 점포를 두는 것을 기피한다. 예전에는 은행이 '돈이 융통되고 사람들이 몰리는 공간'이자 '장기간 임대하는 효자 점포 업종'으로 건물주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1층에 은행이 있으면 건물 전체의 활기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강남역 등 도심 번화가에 건물이나 점포를 소유한 임대인들이 은행에 1층 점포 내주기를 꺼리는 상황이다.

최 소장은 "가장 붐빌 주말에는 문을 아예 닫고 평일에도 오후 5시면 셔터를 내리고 간판에 불을 꺼버려 건물 전체가 비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며 "만일 1층에 나란히 은행이 있을 경우 상권의 한 라인에 영향을 끼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밤새 환하게 불을 켜고 영업하는 편의점과 카페 등 영업이 잘 이뤄져 사람들이 모여야 상가 자체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건물주들도 은행보다 이들 업종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