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아파트, 쌓여가는 미분양
국내 부동산시장에 중용(中庸·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상태)은 없는 걸까. 조금만 '시장 상황이 좋다' 싶으면 몰리는 공급 때문에 오히려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일이 또다시 반복됐다.
2년 전인 2013년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최악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맞았을 당시, 외자 유치 바람과 한류 등의 훈풍이 불면서 호텔 등과 같은 수익형부동산이 각광받았다. 하지만 1년이 흐른 지난해 제주도의 수익형부동산시장은 과잉 공급 사태로 몸살을 앓았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에도 일어났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던 상황에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이 투자처로 조명받자 여기저기에 오피스텔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오피스텔은 과잉공급으로 공실률이 급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파트의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특히 종전에는 1순위로 마감되던 곳에서 청약미달이 발생했으며 미분양 물량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과잉공급이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쏟아지는 아파트, 과잉공급 시작
올 들어 신규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주택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됐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5만3588가구로 1~7월 월별 분양물량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주택시장 성수기인 지난 4월의 5만3118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7월 공급확대는 여름 휴가철 등의 계절적 요인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에는 전국적으로 연중 최대 물량인 5만974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일부 아파트의 분양시기가 9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음을 감안해도 8월 분양물량으로는 최근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여름 비수기인 7∼8월에도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건설사들이 연내 분양물량을 털기 위해 경쟁적으로 밀어내기를 하는 탓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저금리와 전세난, 부동산 완화정책 등의 호재로 분양시장이 호전됐지만 길게 갈 것 같지는 않다"며 "어떻게든 올해 안에 분양을 털어낸다는 생각으로 예정된 사업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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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미분양으로 인해 분양대행사들이 할인분양 등 판촉물을 내걸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
현재 국내 주택시장은 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청약시장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7월 한달 간 청약을 받은 아파트단지(임대 포함)는 총 87개이며 이 가운데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청약이 미달된 단지가 3분의 2인 29개에 이른다.
이 중 광교신도시와 부산지역 등 투기수요 가세로 청약열기가 뜨거운 곳은 여전히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지만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하거나 분양가격이 높은 곳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지난달 분양한 구리 갈매지구 푸르지오와 고양 원흥 공공주택지구의 동일스위트는 1순위에서 미달이 발생해 2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고 김포 풍무2차 푸르지오 1·2단지 등 일부 대형주택형은 2순위에서도 청약이 미달됐다. 송산그린시티 휴먼빌, 용인 마북리 신원아침도시, 포천시 구읍리 아이파크 등에선 무더기 미달이 발생했다.
더욱이 최근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 중인 동탄2신도시에서도 미달 단지가 나오는 등 미분양 분위기가 확산세다. 부영이 지난달 분양한 동탄2신도시 A31블록 사랑으로 아파트가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전체 718가구 가운데 188가구가 미달된 것.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분양물량 증가가 입주물량 증가로 이어져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공급물량이 급증하면서 오는 2017년 하반기 이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입주 폭탄이 예상된다"며 "지금 시장 상황이 좋아졌다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출처 : 산.여행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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