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 심했을 동생을 보는 형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스스로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탓할 수 없었다. 잔뜩 숨죽이며 지낸 50일의 시간, 최진행(30)을 바라보는 김태균(33)도 애잔함을 감출 수 없었다.
최진행은 지난 12일 수원 kt전에 금지약물 복용 징계가 끝난 뒤 처음 1군 복귀전을 가졌다. 50일만의 복귀전. 세간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집중돼 있었다. 의심과 의혹의 눈초리가 걷혀지지 않았지만 최진행은 1회 첫 타석부터 사죄의 인사를 하고 홈런까지 터뜨렸다. 속죄의 홈런, 담담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그리고 3루 덕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의 환대를 받았다. 그들 중에서 가장 기뻐한 사람이 김태균이었다. 평소 최진행과 둘도 없는 형·동생 사이. 형은 환하게 웃으며 양팔을 벌렸고, 동생은 말없이 그의 가슴과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김태균은 따뜻하게 최진행의 등을 두드리며 그간 마음고생을 헤아려줬다.
이날 한화는 최진행의 홈런포에 힘입어 대승, 8번째 도전 끝에 시즌 첫 4연승을 달리며 5위를 지켰다. 김태균은 "우리 팀에 점점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로저스가 새로 왔고, (정)현석이에 이어 (최)진행이까지 왔다. (김)경언이도 정말 잘해주고 있고, (이)용규까지 오면 팀이 더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주장으로서 김태균은 로저스와 정현석에게 고마워했다. 그는 "로저스가 팀을 위해 잘해주고 있다. 자기가 안 던지는 날에도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해주고 우리 선수들을 잘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로저스를 더 많이 도와주고 싶어한다"고 이야기했다. 실력만큼이나 성품으로도 인정받는 로저스다.
암을 딛고 돌아와 인간 승리를 쓰고 있는 정현석도 특별한 존재. 김태균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현석의 별명 '뭉치'를 모자에 새기며 그의 건강한 복귀를 바랐고, 그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는 "현석이는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다. 선수단 중간 위치에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 돌아오자마자 이렇게 잘 해줄 것으로 믿었다"며 건강히 돌아온 그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여기에 최진행까지 돌아와 복귀전부터 팀의 첫 4연승에 힘을 보탰다. 한화에 부족했던 장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돌아온 것이 팀에는 상당히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태균은 아직 깊게 자숙하고 있는 최진행에 대해 특별한 말을 삼가면서도 "첫 타석부터 홈런을 쳤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어느덧 6~7위 KIA·SK와 격차를 2경기로 벌린 한화는 5위 굳히기에 나설 조짐이다. 하지만 김태균은 "아직은 설레발 쳐서는 안 된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후배들을 따뜻하게 보듬으면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주장 김태균이 있기에 5강에 도전하는 한화에 점점 더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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