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시·군 공동 개최→1조원 절감
선수촌 대신 캐러밴 활용→765억원 절감
군대 인력 활용한 통역→200억원 절감
관리시스템 기존 제품 이용→136억원 절감
개·폐회식 유료화→2억여원 수입
경북도내 관광 연계→홍보 극대화
경북 문경에서 지난 2~11일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는 경기장과 선수촌을 새로 짓는 대신 캠핑 캐러밴과 국군체육부대, 8개 시·군 시설을 활용해 대회 비용을 절약했다. 사진은 캐러밴으로 이뤄진 선수촌과 대회장.
이달 2일부터 11일까지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성공적이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생산 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각각 3000억여원과 15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국제대회의 ‘성공모델’로 떠올랐다. 대회 성공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군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의 결과물이다. 석탄산업의 황금기였던 1974년 16만명이던 인구가 석탄산업 쇠퇴와 함께 7만6000여명으로 줄 정도로 침체에 빠진 문경은 이번 대회의 성공으로 그간 번번이 실패했던 인구 8만명 돌파라는 희망을 넘어 국제 스포츠레저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게 됐다.
○생산 유발 효과 3000억원
세계군인체육대회조직위는 이번 대회에 든 비용을 1653억원으로 추정했다. 전 대회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대회는 총 74억8250만헤알(약 2조1400억원)이 들었다. 리우데자네이루대회의 8%에 해당하는 초저예산으로 대회를 치른 것이다. 문경이 전 대회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예산을 갖고 성공을 이룬 비결은 대체로 여섯 가지다.
먼저 경기장과 선수촌을 새로 짓는 대신 국군체육부대와 8개 시·군의 시설을 활용했다. 리우데자네이루가 경기장과 선수촌 건설에 총 74억8250만헤알을 들인 반면 문경은 경기장과 선수촌을 하나도 짓지 않았다. 일부 경기를 위해 시설을 새로 설치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데 187억원을 쓴 게 전부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24개 종목 경기를 문경에서 무리해서 치를 수도 있었지만 문경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이웃 시·군과 함께 가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직위 구성원들도 철저한 주인의식을 발휘했다. 관행대로라면 통역도 외주에 맡겼겠지만 문경은 달랐다. 유상수 조직위 기획부장(대령)은 “유학을 다녀온 우수한 군인력 400여명이 통역을 맡아 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통역 수준은 더 높였다”고 설명했다.
하킴 아시노 세계군인체육연맹(CISM) 회장의 극찬을 받은 대회 상황관리시스템도 조직위가 관례대로 신규 제작했다면 2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했지만 정부의 도움을 받아 기존 국제스포츠대회 시스템을 재설계해 썼다. 행정자치부에서 파견 나왔던 윤인식 조직위 전산정보팀장은 “인천 광주대회의 시스템을 활용, 개선함으로써 64억원만 투입해 예산을 크게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정부·군 3각 협력
8개 시·군과 함께하는 상생의 길을 선택한 결정은 도시의 미래도 바꿔놓았다. 군인체육대회는 다른 스포츠대회와 달리 예선에서 탈락해도 바로 짐을 싸지 않는다. 문경시와 경상북도는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 8개 시·군을 중심으로 관광프로그램을 운영, 국제대회 유치 효과를 극대화했다. 안효영 문경시 부시장은 “이 대회가 아니었다면 무슨 수로 122개 국가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겠느냐”며 “이제 문경은 포스트 군인체육대회 계획으로 국제적인 스포츠레저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경의 ‘긴축 경영’과 지자체, 정부, 군의 3각 협력이 하마터면 부채의 전철을 답습할 뻔했던 국제대회를 성공작으로 바꿔놓았다. 이제 문경의 꿈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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