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분양시장.. 한쪽엔 불안 그림자
전국 20여 개 아파트 단지의 신규 분양이 시작된 25일 오후 5시 50분 서울 송파구 한 건설사의 본보기집. 상담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는데도 방문객 130여 명이 로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본보기집을 방문한 오모 씨(57·여·서울 강남구 일원동)는 “대학생인 아들, 딸의 청약통장까지 가져왔는데 하나만 당첨돼도 로또”라며 “웃돈이 많이 붙으면 중간에 팔아 시세 차익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김모 씨(51·여)는 “집값이 떨어질까 불안하긴 하지만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수요는 꾸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의 아파트 분양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에서 대규모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대거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에 분양될 아파트는 전국 6만7091채로 이달(5만9407채)보다 12.9% 늘어날 예정이다. 월별 분양 물량으로 따지면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분양 열기는 지방을 거쳐 최근 서울로 옮겨 붙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3642건으로 작년 한 해 거래량(2941건)을 훌쩍 넘어섰다. 지방에 비해 주택 공급이 많지 않아 잠잠했던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다. 구별로는 성동(859건), 서대문(429건), 송파(270건), 영등포(257건), 강동구(239건)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주로 실거주자가 많아 임대 수요가 꾸준한 지역의 거래가 활발했다. 지난달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1% 늘었다.
이처럼 시장이 달아오르자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올 초와 비교하면 분양시장에 실거주자보다는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진단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입주 시점에 시세가 높지 않으면 입주를 포기해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최근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웃돈이 붙으면 분양권을 전매해 차익을 보려는 투자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의 아파트 분양권 시장은 성수기인 가을에 오히려 거래가 소폭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일부 투자자가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월 349건이던 서울의 분양권 거래량은 지난달 321건으로 줄었다. 이달은 21일 기준 226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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