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 갈등의 새로운 복병 'SNS 부작용'
아침마다 카톡하는 시어머니 "눈 어두운데도 성의껏 보내"
며느리 "싫은데 억지로 답해"
일상공유 넘어 감시공간으로
"SNS 속 '최소한의 거리' 유지… 갈등은 직접 대화로 풀어야"
얼굴 보고 말하기 불편한 사이에서 카카오톡, 페이스북 같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는 '윤활유' 역을 톡톡히 한다. 그러나 윤활유도 과유불급. SNS가 인간관계의 거리를 지나치게 가깝게 해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특히 고부 사이같이 불편한 가족 관계에서 'SNS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며느리: 관심도 지나치면 간섭!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주부 이은선(33)씨는 매일 아침 시어머니에게 받은 카톡 '이미지 짤(짧은 글을 곁들인 그림이나 사진)'로 아침을 연다. "처음엔 이런 것도 하시네 싶어 신기했는데 이젠 지친다"며 "친구끼리 하는 '떼톡'(똑같은 내용을 여러 명에게 보내는 것) 같으면 싫은 내색이라도 하지 시어머니라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일이 답한다"고 토로했다.
◇며느리: 관심도 지나치면 간섭!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주부 이은선(33)씨는 매일 아침 시어머니에게 받은 카톡 '이미지 짤(짧은 글을 곁들인 그림이나 사진)'로 아침을 연다. "처음엔 이런 것도 하시네 싶어 신기했는데 이젠 지친다"며 "친구끼리 하는 '떼톡'(똑같은 내용을 여러 명에게 보내는 것) 같으면 싫은 내색이라도 하지 시어머니라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일이 답한다"고 토로했다.
페이스북을 하는 주부 안혜진(40)씨는 어느 날 시어머니(78)가 '친구 신청'을 해오자 페이스북을 탈퇴한 뒤 바로 다른 계정으로 재가입했다. "시어머니와 '페친'이 되면 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대상이 될 것 아닌가. 죄송했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시어머니와 '페친'인 김미영(38)씨는 아무 생각 없이 남편이 사준 생일 선물 '인증샷'을 페북에 올렸다가 "내 아들 너무 멋지다"는 어머니의 댓글을 보고 화들짝 놀라 게시물을 삭제했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카톡 교환이 시어머니의 질투를 유발하기도 한다. 결혼한 아들을 둔 임모(70)씨는 "남편이 하트 이모티콘 가득 넣어 며느리가 보낸 카톡을 보면서 입이 귀에 걸린 걸 보면 나한테나 좀 저러지 싶다"며 "둘이 뒤에서 내 흉 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하소연했다.
가족 '단톡방'(단체 카톡방)도 종종 문제를 일으킨다. '워킹맘' 유지영(40)씨는 "얼마 전 시아버지가 시어머님, 시누이, 형님 등 전 가족 12명을 초대해 단톡방을 만들었다"며 "일하다 보면 바로 답 못 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어김없이 '무슨 일 있느냐. 왜 답이 없느냐' 채근하신다"고 했다.
◇시어머니: 성의는 알아야지!
시어머니들도 할 말은 있다. 최근 스마트폰의 신세계를 접한 60~70대 장년층은 '이미지 짤'이나 좋은 글귀 등을 친구들과 나누는 것으로 적적함을 달랜다. 얼마 전 카톡을 시작한 김윤자(65)씨는 "친구가 보내준 좋은 격언을 며느리에게도 보여준다"며 "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어렵게 보내는 건데 그게 부담스럽다니 섭섭하다"고 했다.
말보다 카톡으로 대화하려는 며느리 때문에 속상하다는 시어머니도 있다. 김경자(59)씨는 "며느리가 가족 모임에서는 아무 말 않다가 나중에 카톡으로 섭섭했다고 장문의 문자를 보내 황당했다"며 "그런 말은 카톡보다는 전화를 하거나 얼굴 맞대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온라인 갈등 줄이려면
불편한 가족과의 온라인 대화를 줄이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워킹맘' 정모(37)씨는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해놓고 카톡 내용을 확인하는 방법"을 권한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 카톡 화면에선 '미확인'으로 표시되면서 카톡 내용을 읽을 수 있다. 김씨는 "확인하고 답을 안 하면 시부모님께서 섭섭해하고, 그렇다고 재깍재깍 답하면 으레 답하기를 기대하시게 마련"이라며 "이 방법을 사용하니 부모님이 카톡 보내시는 횟수가 조금 줄었다"고 귀띔했다.
주부 정모(33)씨는 "페이스북의 경우 게시물을 특정 인물과는 공유하지 않는 '공개 범위 사용자 지정' 기능을 적절히 활용해 시어머니가 보시면 난감해할 내용은 공유하지 않는다"고 했다.
SNS전문가인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카톡의 경우 시어머니가 보내는 문자 길이와 비슷한 양으로 답하는 게 좋다. 그래야 상대가 내 얘기에 귀 기울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네' '아니오'의 단답식은 금물. 사무적이란 인상을 준다. 김 소장은 또 "이모티콘이나 이미지 짤의 지나친 남발은 상대를 옥죌 수 있다"며 "이모티콘을 적절한 빈도로 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아랫사람이 마무리 인사를 하는 것도 '카톡 에티켓'이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카톡 교환이 시어머니의 질투를 유발하기도 한다. 결혼한 아들을 둔 임모(70)씨는 "남편이 하트 이모티콘 가득 넣어 며느리가 보낸 카톡을 보면서 입이 귀에 걸린 걸 보면 나한테나 좀 저러지 싶다"며 "둘이 뒤에서 내 흉 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하소연했다.
가족 '단톡방'(단체 카톡방)도 종종 문제를 일으킨다. '워킹맘' 유지영(40)씨는 "얼마 전 시아버지가 시어머님, 시누이, 형님 등 전 가족 12명을 초대해 단톡방을 만들었다"며 "일하다 보면 바로 답 못 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어김없이 '무슨 일 있느냐. 왜 답이 없느냐' 채근하신다"고 했다.
◇시어머니: 성의는 알아야지!
시어머니들도 할 말은 있다. 최근 스마트폰의 신세계를 접한 60~70대 장년층은 '이미지 짤'이나 좋은 글귀 등을 친구들과 나누는 것으로 적적함을 달랜다. 얼마 전 카톡을 시작한 김윤자(65)씨는 "친구가 보내준 좋은 격언을 며느리에게도 보여준다"며 "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어렵게 보내는 건데 그게 부담스럽다니 섭섭하다"고 했다.
말보다 카톡으로 대화하려는 며느리 때문에 속상하다는 시어머니도 있다. 김경자(59)씨는 "며느리가 가족 모임에서는 아무 말 않다가 나중에 카톡으로 섭섭했다고 장문의 문자를 보내 황당했다"며 "그런 말은 카톡보다는 전화를 하거나 얼굴 맞대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온라인 갈등 줄이려면
불편한 가족과의 온라인 대화를 줄이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워킹맘' 정모(37)씨는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해놓고 카톡 내용을 확인하는 방법"을 권한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 카톡 화면에선 '미확인'으로 표시되면서 카톡 내용을 읽을 수 있다. 김씨는 "확인하고 답을 안 하면 시부모님께서 섭섭해하고, 그렇다고 재깍재깍 답하면 으레 답하기를 기대하시게 마련"이라며 "이 방법을 사용하니 부모님이 카톡 보내시는 횟수가 조금 줄었다"고 귀띔했다.
주부 정모(33)씨는 "페이스북의 경우 게시물을 특정 인물과는 공유하지 않는 '공개 범위 사용자 지정' 기능을 적절히 활용해 시어머니가 보시면 난감해할 내용은 공유하지 않는다"고 했다.
SNS전문가인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카톡의 경우 시어머니가 보내는 문자 길이와 비슷한 양으로 답하는 게 좋다. 그래야 상대가 내 얘기에 귀 기울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네' '아니오'의 단답식은 금물. 사무적이란 인상을 준다. 김 소장은 또 "이모티콘이나 이미지 짤의 지나친 남발은 상대를 옥죌 수 있다"며 "이모티콘을 적절한 빈도로 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아랫사람이 마무리 인사를 하는 것도 '카톡 에티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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