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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가 '청량리588'에 빌딩이 선다..주변 집값도 '쑥'

여행가/허기성 2015. 11. 12. 22:52

청량리 11년 만에 재개발 본격화최고 65층 주상복합 들어설 예정"올들어 인근 집값 3000만원 올라"용산도 '래미안푸르지오' 공사중주변 84㎡형 8000만원이나 뛰어

“이것(집창촌) 때문에 동네 분위기가 말이 아니에요. 요즘은 예전처럼 성행하진 않지만 주변에 이런 게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잖아요. 늦었지만 여기가 없어지고 번듯한 건물이 들어선다니까 기대가 큽니다.” (서울 청량리역 인근 미주아파트 주민 A씨)

서울 도심의 흉물인 ‘집창촌’을 헐고 그 자리에 첨단 복합단지 등을 짓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집창촌으로 인해 막혀 있던 개발의 물꼬가 터지면서 인근 아파트 거래가 늘고 집값도 상승세다.

△서울 주요 집장촌 개발 계획 및 사업 진척 사항 [자료=서울시 및 해당 구청]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 밀집 지역은 용산역·청량리역·천호역·영등포역 주변과 미아리 일대 등이다. 이들 지역은 길게는 60년에서 짧게는 20년간 집창촌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자가 직접 방문한 이른바 ‘청량리 588’과 ‘천호동 텍사스’는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다 곳곳에 빈 건물들이 방치돼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집창촌의 몰락은 곧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속도 내는 청량리 집장촌 개발사업… 주변 아파트값도 꿈틀

업계에 따르면 ‘청량리 588’이 속해 있는 청량리 재정비촉진지구 4구역 재개발조합이 최근 서울시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다. 지난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1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이달 중 관리처분인가가 나면 내년부터 이주와 집창촌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은 이곳에 최고 65층의 주상복합아파트와 호텔, 오피스텔, 업무·상업시설이 어우러진 랜드마크동 등 5개의 초고층 건물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분양될 예정이다. 청량리 4구역 바로 맞은편에 있는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도 5년 만에 재개되면서 서울 동북부의 교통 중심지인 청량리역 일대가 신흥 주거 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주변 생활 여건 개선 기대감에 인근 아파트 매매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청량리역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집창촌 철거와 함께 개발사업이 본격 진행된다는 소식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며 “인근의 미주아파트 매매가격이 연초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용산역 일대는 이미 집창촌이 철거되고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용산 집창촌이 있던 용산역 전면2·3구역에서는 현재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각각 주상복합단지 ‘래미안 용산’과 ‘용산 푸르지오 써밋’을 짓고 있다. 두 단지 모두 내년 8월 입주 예정이다. 주변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용산구 한강로2가 벽산메가트리움 84㎡형 매매시세는 6억 8000만~7억원 선으로 올해 초보다 많게는 8000만원까지 올랐다.

◇지역 따라 집창촌 개발사업 ‘희비’

천호동과 미아리, 영등포동 등 나머지 집창촌 역시 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역 사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천호동 텍사스’가 속해 있는 천호재정비촉진지구 1구역과 2구역은 각 구역별로 사업 진척도가 다르다. 원래 사업 속도가 빨랐던 곳은 천호동 437-5번지 일대의 2구역이다. 이곳은 2013년 10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구역의 면적이 크지 않고 사업성도 없어 2년째 답보 상태에 있다. 반면 천호동 423-200번지 일대의 1구역은 조합 결성 이후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지난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내년 초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집창촌은 대부분 도심의 핵심 노른자 땅에 있어 입지 경쟁력이 뛰어나 아파트 등 복합단지로 개발될 경우 미래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천호동 텍사스 일대가 언제 개발될 것 같냐고 묻는 전화가 요즘 들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미아리 텍사스’가 포함돼 있는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2008년 재개발 촉진지구 지정 이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냈으나 사업성 확보를 위해 인근 성북2구역과 결합개발을 추진하려다 제동이 걸린 상태다. 결합개발은 인근의 두 개발구역이 용적률을 주고 받는 방식인데, 이 지역의 경우 성북2구역이 신월곡1구역에 용적률을 주고 대신 땅을 받는 식으로 개발이 추진됐다. 하지만 두 지역 주민간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 건축연면적 비율) 거래에 따른 보상 규모 합의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영등포 집창촌은 영등포구가 영등포역 주변의 쪽방촌과 유곽지 일대 4만 1165.2㎡에 대한 도시환경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서울시에 정비계획 결정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쪽방촌 거주민들의 이주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기피시설인 집창촌이 사라지고 대신 랜드마크가 들어서는 것 자체가 대형 지역 호재”라며 “집창촌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수록 주변 집값도 덩달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집창촌이란 다수의 성매매 업소가 집결해 있는 곳으로, 성매매 퇴치 분위기와 함께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에선 집창촌 자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대형 복합단지를 짓는 도시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