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불붙인 사업재편…'대기업 지도' 바꾼다
작년 11월26일 삼성그룹은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계열사 네 곳을 한화그룹에 넘기기로 하는 ‘빅딜’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 1년 동안 재계에선 기업 인수합병(M&A), 지배구조 개선 등 자율적 사업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사업재편을 주도한 주인공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 2·3세들이었다. 이들은 그룹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주력 계열사는 알짜라도 과감하게 팔았다. 대신 주력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기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2·3세 기업인의 사업재편 키워드
(1) 선택과 집중 - 비주력 계열사는 '알짜'도 매각
(2) 글로벌 - 삼성, 올해 인수 4사 모두 해외기업
(3) 시너지 - 핵심사업과 연관된 기업만 인수
○활발해진 사업재편
올 들어 9월 말까지 실행된 거래 규모 1000억원 이상인 바이아웃 M&A(경영권이 넘어간 M&A)는 총 2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간 실적(24건)을 이미 넘어섰다. 인수자가 사모펀드(PEF), 자산운용사, 외국 기업이거나 기타 이유로 기업의 경쟁력 개선을 위한 M&A로 판단하기 어려운 거래는 집계대상에서 제외했다.
거래금액은 올 9월 말까지 총 8조6575억원으로 작년 규모(12조3938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롯데그룹의 삼성 화학부문 3개사 인수(2조7915억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최대 1조원),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약 5000억원 추정), SK(주)의 OCI머티리얼즈 인수(4816억원) 등 굵직한 M&A가 잇따라 발표됐다. 이를 감안하면 기업들의 자율적 M&A는 연말까지 건수와 거래금액 모두 작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재계 예상이다.
총수의 지배력 및 계열사 경쟁력 강화, 지배구조 투명화 등을 위해 그룹 내 계열사 간 합병에 나선 곳도 많다.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해 지난 9월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시켰다. SK그룹은 SK(주)와 SK C&C 합병을 8월 마무리했다.
○2·3세 오너들의 달라진 경영철학
최근 M&A가 가장 활발한 대기업은 삼성, SK, 롯데다. 이들의 공통점은 총수들이 지난 1년간 사업재편을 진두지휘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입원한 뒤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경영 일선에 본격 복귀했다. 신 회장도 최근 독자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사업재편의 결정권을 쥔 이들은 그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확실한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라면 잘나가는 계열사라도 과감하게 매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모든 사업을 다 잘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룹의 덩치 키우기를 중시하던 창업세대와는 다르다. 최 회장은 최근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앞으로는 계열사 CEO들이 직접 판단해 결정하는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전략경영학회장)는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추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 없는 경영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승자 독식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알짜기업’도 과감히 판다
오너 2·3세들이 주도하는 M&A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들이 잘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계열사는 아무리 알짜라고 하더라도 매각한다는 점이다. 삼성이 매각한 화학계열사들이 대표적이다.
삼성이 롯데에 최근 매각하기로 결정한 삼성정밀화학은 3분기에 1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12년 있었던 대규모 증설에 따른 실적 악화가 마무리되고 올해 턴어라운드가 확실시됐지만, 삼성은 본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과감하게 매각했다.
M&A 타깃을 해외 기업으로 확대한 것도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그룹이 올해 인수한 4개사는 브라질의 프린팅 솔루션 기업인 심프레스 등 모두 해외 기업들이다. CJ대한통운은 중국의 물류기업인 로킨로지스틱스를, 동원시스템즈는 베트남 포장기업인 딴 띠엔 패키징 등을 사들였다.
본업과 연관된 기업만 인수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무리 탐이 나더라도 관련된 기업이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는다. SK가 최근 인수한 CJ헬로비전과 OCI머티리얼즈는 각각 SK텔레콤 및 SK하이닉스와 연관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 한화처럼 재무적 측면에서 어렵다고 보기 힘든 그룹들이 불투명해진 경영 여건을 돌파하기 위해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것을 보고 다른 기업들이 자극을 받았다”며 “내년에는 중견기업들로 사업재편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³о행복의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소득 성직자 세금폭탄.. 연 소득 2억땐 최대 4140만원 낸다 (0) | 2015.11.30 |
---|---|
"분실물 아닙니다!"…캐나다 길가에 등장한 겨울옷들 (0) | 2015.11.27 |
동남아서도 일본 압도한 한국 가전…점유율 1위 절반이 삼성·LG (0) | 2015.11.24 |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섹스 횟수는? (0) | 2015.11.23 |
뇌졸중·심근경색·암 예방하는 토마토의 효능 (0) | 2015.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