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사기(금융 다단계)와 유사한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돌려막기로 연명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자금 운용 방식은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미국의 폰지 사기(금융 다단계)와 유사하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방식의 투자로 주목받아온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영업직원들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투자 자금을 끌어모았다. 투자자는 3만여명, 투자금은 7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 영업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했다. 자금이 모이면 대표이사와 영업사원들은 운영자금 명목으로 20%를 떼어갔다. 나머지 80%를 투자해서 투자자들의 원금 이외에 추가 수익까지 보장해야 했다. 적어도 매년 20%의 투자 수익을 내야 원금이 보장되는 셈이다. 여기에 추가로 수익을 내야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배분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투자전문가도 매년 20%의 고수익을 낼 방법은 없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도 19.7%다.
◆ 투자금의 80%만 투자
현재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는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속여 지급하는 수법으로 2000억원대 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투자 수익이 신통치 않자 이른바 ‘돌려막기’에 나서 피해를 키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 ▲ 밸류인베스트코리아
검찰은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금융당국의 감독을 피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의 인가도 받지 않은 상태라고 말한다. 또 이들은 투자금을 받으면 영업사원 수당과 회사 운영경비로 20%를 먼저 떼고 나머지 80%만 투자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개인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3000여명의 자금 모집 영업사원을 고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직원이 개인투자자에게 1억원을 유치하면 약 7%가 영업직원에게 떨어지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미 자금을 모집한 영업직원에게 높은 수수료가 지급되는 만큼 정상적인 투자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결국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기 위해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가 이뤄진 셈이다.
◆ 크라우드펀딩 아니라 유사수신행위
업계에서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크라우드 펀딩 업체가 아니라고 말한다. 크라우드 펀드는 웹사이트 등에 투자 대상을 공개하고, 투자자들이 직접 대상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그러나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집한 뒤 투자 대상을 직접 고른다. 일반적인 자산운용사나 벤처투자회사와 비슷한 형태로 자금을 운용한 셈이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또 투자금 7000억원 가운데 1580억원은 투자자들에게 원금 보장까지 약속하며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을 모집하면서 원금보장과 확정수익을 약속하면 유사수신행위가 된다.
크라우드 펀딩 업체 한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자금을 모집해 직접 자신들이 투자 대상을 결정해 투자하게 되면 크라우드펀드가 아니라 일반 자산운용사가 된다”며 “투자 과정에서 투자자가 결정하는 부분이 없어 크라우드펀딩 업체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보면 P2P(개인대개인)대출 업체들이 투자금을 모아서 투자하는 형태가 있고, 금융위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 있다”며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투자자보호 장치가 전혀 없다는 측면에서 어느 형태에도 속하지 않는 업체다”고 말했다.
◆ 4년간 투자 수익은 베일에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지난 4년간 어느 정도 투자 수익을 냈는지는 알 수 없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측은 신문 광고를 통해 신라젠, 얍컴퍼니, 블루사이드, 뉴라텍 등의 기업에 자금을 투자했다고 밝힌 상태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홈페이지에는 투자성과를 냈다며 종목들을 이니셜로 처리해 수익률을 공개하고 있다. 다만 투자금액이 얼마인지는 전혀 공개가 되지 않아 실제 얼마 만큼의 수익을 냈는지는 알 수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가장 큰 문제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사칭한 측면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투자원금을 보장하고, 수익을 보장한다’는 유사수신행위를 한 것”이라며 “어느 대부업체도 투자원금을 보장한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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