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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눈"

中 기업들 줄도산 우려..신용위기 가능성

여행가/허기성 2016. 1. 14. 08:27

中 기업들 줄도산 우려..신용위기 가능성

중국 정부가 올해 과잉설비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중국 기업들의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채를 크게 늘린 중국 기업들이 성장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이익창출 능력이 떨어지면서 빚을 갚기 위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계기업들의 부도가 속출하면 이는 신용경색과 자산가격 추락으로 이어져 신용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영국의 경제정보평가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2016년 세계경제대전망'에서 늘어나는 채무불이행과 은행파산, 투자 붕괴로 올해 중국이 실제적인 위기를 맞을 확률은 이번 세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인 약 33%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구조조정 칼 빼든 中…기업 줄도산 본격화한다

14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10년 이후 6년째 이어진 경제성장 둔화에 대응해 구조조정의 칼을 뽑으면서 올해 기업 줄도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중국 정부는 작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경제운용방향으로 비효율적 자원배분을 해소하는 공급개혁 추진계획을 제시, 과잉생산 설비산업에 대한 본격 구조조정 착수를 예고했다.

 

특히 철강, 시멘트, 석탄 등 과잉생산 설비산업에 속하는 전통 제조업체들이 생사의 기로에 섰다.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상장기업 2천700여개 가운데 순이익이 3년 연속 마이너스인 좀비기업은 전체의 10%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은 과잉생산 설비산업에 속한 지방 국유기업이다.이미 작년부터 1천900만개에 이르는 중국기업들의 부도는 속출했는데, 올해는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올해 중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과잉생산설비업종의 구조조정을 강화해 한계기업의 부도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부실채권 처리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금융기업부채는 지난 2분기에 163%로 홍콩(226%)과 함께 18개 신흥국 중 1위와 2위를 다툰다.중국의 GDP대비 비금융기업 부채는 2010년 124%에서 2012년 136%, 2013년 147%, 2014년 157%로 급상승했다.

 

작년 4월에는 전력변압기를 만드는 바오딩톈웨이(保定天威)가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역내 채권을 부도냈다.10월에는 중국 중강집단공사(中國中鋼集團公司·시노스틸)가 채권에 대한 이자 20억 위안을 갚지 못해 부도를 냈다. 중국 시멘트업체 중국산수수니집단(中國山水水泥集團)은 지난달 만기도래한 채권 20억 위안(3천6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를 맞았다.

 

LG경제연구원 이철용 연구위원은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높은데 기업부실이 확대되고 있고, 추가로 부실화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는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中기업 벌써 자금조달 애로…신용위기 오나

이미 중국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정황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중국 은행감독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 상업은행과 국유은행을 모두 포함한 은행권의 부실채권(NPL)은 1조9천500억 위안으로 2014년에 비해 5천억위안 늘었다.작년 한해동안의 부실채권 증가폭은 재작년(2천574억위안)의 2배에 달한다.게다가 작년 하반기 이후 중국기업들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외화채권 가산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이후 알리바바와 중국석유개발공사, 석유화공집단공사, 바이두, 큰룬에너지, 텐센트 등 주요기업 5~10년물의 가산금리 상승폭은 16∼58bp(1bp=0.01%)에 달한다.특히, 원자재 관련 기업과 인터넷IT기업의 외화채권 가산금리가 급등해 이들 업종에 대한 불안심리를 반영했다.이미 작년 1월 부동산개발업체 인화상업홀딩스, 3월 카이사그룹, 11월 중국 수산업체 CFG 등이 외화채권을 부도냈다.

 

LG경제연구원 이 연구위원은 "중국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줄도산이 늘어날 테고, 이에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나오면 신용경색이 나타나 자산가격이 붕괴되는 수순으로 신용위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올해 중국정부가 본격적으로 구조개혁에 나서면, 한계기업의 부도 사례가 더 늘어나면서 신용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안과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