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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AI 인수설 재부상… 김승연, 방산사업 큰그림 그리나

여행가/허기성 2016. 1. 20. 09:18

 

 한화 KAI 인수설 재부상… 김승연, 방산사업 큰그림 그리나

다시 주목받는 한화 방산사업 시나리오
KAI 지분 절반 돌연 매각하고 두산DST 인수전 뛰어들었지만
"결국 KAI 삼킬 것" 분석 힘실려
그룹 모태사업에 안정수익 매력… 후계구도 측면서도 놓치기 힘들어

 

최근 방산업계에서는 한화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한화테크윈와 한화탈레스 인수는 한화가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가기 위해 그리는 큰 그림 중 '서막'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한화가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돌연 매각하고 부담이 덜한 두산DST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합병(M&A) 대어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한화가 KAI를 삼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자녀들을 위한 후계 구도 측면에서도 KAI는 놓치기 힘든 매물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의 KAI 인수설이 재부상하고 있다. 지난 6일 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 10% 중 약 5%를 매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이 KAI 지분을 먼저 팔지 않았다면 다른 KAI 주주들의 지분 매각으로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자금 확보를 위해 KAI 지분 매각에 나섰을 뿐 향후 언제라도 KAI를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의 한 관계자 역시 "한화테크윈은 두산DST 인수 등을 염두에 두고 KAI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KAI를 인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KAI 지분 매각을 통해 오히려 KAI의 몸값을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12월부터 한화종합화학 지분과 KAI 지분을 잇따라 매각해 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물론 두산DST에 이어 2조원 규모의 KAI까지 인수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지만 ㈜한화 등 그룹 내 방산 계열사들이 나설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화그룹이 한화생명 지분 중 일부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도 언제든지 쓸 수 있는 M&A 실탄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KAI 정도의 매물이면 그룹의 의지에 따라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되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 등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며 "KAI의 민수 사업 비중이 큰 것도 한화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의 KAI 인수설이 재부상하는 배경에는 김 회장의 의지가 있다. 한화그룹 안팎의 관계자들은 "김 회장이 방산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화는 지난해 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를 인수하면서 방산사업을 연매출 2조7,000억원 규모로 키웠지만 글로벌 방산업체들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작은 규모다. 최근 18조원 규모의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계약까지 체결한 KAI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이 방산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다. 첫째는 그동안 방산사업이 한화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모태 사업이라는 점, 두 번째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김 회장이 김 전무에게 화학·방산 사업을 물려주기 위해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장남인 김 전무가 그룹의 기둥 격인 두 사업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과 삼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각각 금융과 유통·건설을 맡도록 하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것이다. 

한화가 두산DST 인수에 성공할지, KAI 인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다만 한화가 삼성과의 빅딜에 이어 추가 M&A에도 성공할 경우 한화는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한 몸집을 갖추게 된다. 

한편 한화테크윈이 오는 6월 한화탈레스의 지분 50%를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화테크윈과 50대50으로 한화탈레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 프랑스 탈레스가 지난해 6월 한화테크윈(당시 삼성테크윈)과 옵션거래 계약을 체결해뒀기 때문이다. 이는 탈레스가 보유한 한화탈레스 지분을 오는 6월 한화 계열사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이다. 탈레스가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한화탈레스는 100% 한화 계열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