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억 내고 입주한 세입자들 "집값 더 깎아주면 사겠다"
건설사 "시세보다 싸게는 곤란"
경기 용인시 성복동 일대에서는 최근 임대인과 임차인 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보통의 전세계약이라면 집주인이 ‘갑(甲)’이지만 미리 전세로 살아본 뒤 분양받을지를 결정하는 ‘분양조건부 전세계약’이 많았던 이곳에선 임차인의 목소리도 높다.
22일 성복동 일대 주민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에서 2014년 사이 ‘스마트 리빙’이라는 분양조건부 전세계약으로 성복자이 1~2차, 힐스테이트 1~3차 등 총 5개 단지에 입주한 주민은 800여가구에 달한다. 대부분 1억~2억원대 돈만 내고 입주했다.
2010~2011년에 지어진 이들 단지(3600여가구)는 모두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평형(전용 95~214㎡)이어서 분양 과정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시행사인 일레븐건설은 결국 2년간 살아보고 구입을 최종 결정하는 조건으로 주택을 공급했다. 거주자 명의로 중도금 대출을 받고 소유권도 미리 이전하는 방식이었다. 전용면적 134㎡(옛 51평형) 아파트의 최초 분양가격은 8억원대였지만 입주자 이모씨는 낮춰진 분양가(7억3000만원)를 기준으로 1억8500만원을 내고 3억6500만원을 대출받았다. 나머지 잔금(약 1억8000만원) 납부는 2년 뒤로 미뤘다.
스마트 리빙 계약이 만료됐지만 입주자들은 구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이씨는 “살아보니 좋긴 한데 1억~2억원 잔금을 더 주고 완전히 매입하더라도 나중에 팔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은 최근 들어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2분기 6억8000만~6억9000만원에서 같은 해 4분기에는 5억8000만~5억9000만원으로 내렸다.
최종 매입가격에 대한 입주자와 시행사 간 견해차는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용 134㎡의 경우 주민들은 약 5억9000만원 선에 팔라고 시행사에 요구하고 있다. 시행사는 당초 분양가(7억여원)보다 다소 저렴한 6억8000만원 안팎을 주장하고 있다. 별도로 미분양 물량 1000가구가량을 팔고 있는 시행사로서는 지나치게 가격을 낮춰주기 힘든 실정이다.
주민 대부분이 환매를 신청하자 일레븐건설 측은 최근 2주 단위로 10~20가구씩 선정해 전세금을 돌려주고 있다. 단 60일 이내에 집을 비워주는 조건이다. 입주민 김모씨는 “언제 돈을 줄지 모르는 데다 자녀 전학 문제도 걸려 있어 무작정 전셋집부터 구할 수도 없다”며 “시행사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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