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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로 듀오' 남다른 클래스로 돌풍 예감

여행가/허기성 2016. 2. 6. 08:34

한화 '로-로 듀오' 남다른 클래스로 돌풍 예감

한화 외국인 선수 에스밀 로저스(31)와 윌린 로사리오(27)에 대한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김성근 감독마저 “어린 나이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뛴 이유를 알 것 같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동부구장과 시영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로-로 듀오’는 유쾌한 입담으로 훈련 분위기를 밝게 이끌면서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몸놀림을 보여 신뢰를 얻고 있다.

◇빅리거 출신 ‘로-로 듀오’, 급이 다르다
두 선수 모두 밝은 성격에 유쾌한 입담을 과시한다. 한화 선수들은 “1월 29일 로사리오가 팀에 합류한 뒤 로저스의 입이 터졌다”며 즐거워했다. 둘은 투수가 참가하는 내야 포메이션 훈련 때에는 스페인어로 쉴 새 없이 떠들면서 경쟁이라도 하듯 ‘파이팅’을 외쳐댄다. 선수들끼리 로테이션으로 훈련에 참가하기 때문에 잠깐 틈이 나면 캐치볼을 하면서 몸을 푼다. 그 모습은 훈련이라기보다 놀이에 가까울 정도로 경쾌하다. 김 감독 얼굴에도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즐겁다”며 미소가 끊이질 않을 정도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익살과 장난으로 떠들썩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훈련에 들어가면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한다. 김 감독은 “겉으로 볼 때에는 설렁 설렁 하는 것 같지만, 자기가 할 일은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송구 하나를 하더라도, 공을 받는 동료가 조금 더 편하게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코칭스태프들도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현역으로 뛰던 선수들이라, 기본기 등은 급이 다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화 외국인 선수 윌린 로사리오(왼쪽)가 1월 30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시영구장에 나와 에스밀 로저스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다. 고치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한화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오른쪽)이 1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시영구장 서브 그라운드에서 스퀴즈 훈련 도중 번트 타구를 빠르게 토스한 뒤 환호하고 있다. 고치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분위기 대장 로저스, 몸으로 경쟁하다
지난 1일 오전 시영구장 불펜에서 첫 불펜피칭을 한 로저스는 이후 수비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김 감독이 직접 때리는 펑고에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면서 열정을 뽐냈다. 김 감독의 펑고는 결코 선수 정면으로 가는 법이 없다. 김 감독은 “펑고에 익숙하지 않은 투수들에게 정면으로 강한 타구를 보내면 부상할 수 있다”며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더해 실전처럼, 가까스로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보내 순발력과 체력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러닝량이 많은 투수들이지만, 짧은 구간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니다보면 쉽게 다리가 풀리기 일쑤. 하지만 큰 소리로 떠들며 몸까지 던지는 로저스의 모습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한다. 요소요소에 보이는 영리한 플레이도 투수들을 자극한다. 스퀴즈 수비 훈련에서 공이 느리게 굴러오면, 마운드에서 빠르게 대시하다 글러브 끝으로 공을 강하게 때려 포수에게 전달한다. 손바닥에 올려 토스하는 국내 선수들과 다른 움직임이다. 김 감독은 “영리한 투수다.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로스타임까지 고려해 플레이를 한다”고 평가했다.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오른쪽)가 지난 1일 일본 고치현 시영구장에서 열린 팀 플레이 훈련에서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거포본능 로사리오, 수비로 승부하다
로사리오는 타격훈련 때 홈런을 펑펑 때려낸다. 큰 포물선이 아니라 라인드라이브로 담장 밖에 타구를 떨어 뜨린다. 다른 선수들보다 긴 34.5인치(약 88㎝)에 무거운 축에 속하는 900g짜리 배트를 사용하는 로사리오는 임팩트 순간에 공에 회전을 거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료들은 “배트 스피드도 아주 빠르다. 변화구에 얼마나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지만, 타격은 상당히 좋은 것 같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그가 돋보이는 이유는, 유틸리티로 가능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포수 미트와 1루수 미트, 내야 글러브를 모두 챙겨온 로사리오는 수비 훈련 때 3루와 1루를 오가며 뛰고 또 뛴다. ‘듣는 귀’까지 갖춰, 하나의 동작이 끝나면 바바 도시후미 코치에게 묻고 또 물으며 잘못된 자세를 교정한다. 주루플레이 때에도 전력질주에 이은 슬라이딩까지 불사해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더니 ‘웨이트트레이닝 할 시간을 좀 주십시오’하더라. 시설이 열악해 직접 보고 괜찮으면 하라고 얘기했더니 곧바로 웨이트를 시작하더라.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구나 싶었다. 로사리오가 3루수로 뛸 수 있으면, 팀 타선이 어마어마하게 바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