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용산에 아파트 샀다가..40대 A씨 부부의 눈물
아직도 5년전 정점에 못미쳐..용산구 하락폭 가장 커
#40대 직장인 A씨 부부는 5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걷혔다고 판단해 아파트를 매입하기로 했다. 실거주 목적이었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집값도 덩달아 오를 거라는 기대가 컸다.부부는 강남 서초구와 강북 용산구를 놓고 고민하다 결국 용산을 택했다. 5년 후, 용산구 아파트 상당수는 집값이 되려 떨어졌다.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각종 개발호재가 사업계획 축소나 지연으로 이어진 탓이다.
출처:KB국민은행. 2015년12월=100 기준 2010년12월과 비교.
실제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4.69㎡는 2010년 말 5억78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지난해 말 5억3600만~5억4700만원으로 떨어졌다.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 전용면적 84.89㎡도 같은 기간 8억원선에서 7억6300만원 안팎으로 내린 가격에 거래됐다.부부는 "당시만 해도 서울 시내 아파트값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염려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며 "올해 부동산 경기도 안 좋아지면 집값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용산구가 5년 전인 2010년 말과 비교해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반짝 호황'을 누렸지만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는 여전히 5년 전 정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1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2015년 12월 현재를 100으로 보면, 2010년 12월(100.4)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 아파트 매매가는 금융위기 직후 회복기 당시 강북(100.3)과 강남(100.4)의 수준에 못 미친다. 최근 계속된 부동산 경기 부진이 매매가 상승세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12월과 비교해 자치구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살펴보면, 강북에선 용산구(-6%)가 낙폭이 가장 컸고 △강북구(-2.7%) △도봉구(-2.3%) △노원구(-1.4%) △은평구(-1.1%) △중랑구(-0.6%)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은 △양천구(-3.2%) △강서구(-2.9%) △송파구(-2%) △금천구(-0.8%) 순으로 나타났다.같은 기간 매매가격지수가 오른 자치구는 강북에선 △성북구(4.6%) △서대문구(1.2%) △성동구(1%) △마포구(0.9%), 강남에선 △서초구(2.3%) △구로구(1.7%) △강남구(0.8%) △동작구(0.5%) △관악구(0.5%) 등이다.
강남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007년 1월 현 수준을 넘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7월쯤 정점을 찍고 하락했다.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2010년 2~3월쯤 고점을 경신했고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접어들며 주춤하다가 지난해 '반짝 호황'으로 가까스로 5년 전 수준에 근접했다.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한 주요 자치구의 아파트값이 전 고점을 뚫고 지속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서울 시내 아파트 매매가가 큰 폭으로 오르긴 어렵겠지만 공급이 많았던 경기 등에 비해 가격 하락 압력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공급은 대부분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 위주로 순증 속도가 빠르지 않고 교통이나 교육여건 등을 감안할 때 수급 여건도 타 도시에 비해 여전히 경쟁력 우위에 있다는 것.과거 금융위기로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했을 때도 서울 도심권과 강남 3구 등 주요 자치구가 적잖은 가격 조정을 겪었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제일 먼저 회복되는 등 장기적인 측면에선 여전히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제는 투기 수요가 걷히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동안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이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고 섣불리 매입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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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원은 "이제는 가격상승을 고려한 선택보다는 가족들의 직장이나 학교 등 행동반경 내에서 자금 여력을 고려해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향이 짙어질 것"이라며 "단순히 가격이 덜 오른 자치구를 중심으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투자하기에 적정한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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