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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을 땅이 없다"..중소건설사, 빌라 등 소형사업 '기웃'

여행가/허기성 2016. 3. 30. 16:03

"집 지을 땅이 없다"..중소건설사, 빌라 등 소형사업 '기웃'

중소건설사들이 빌라 등 소규모 공동주택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로 대규모 택지공급이 줄어들면서 먹거리 다양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지역 주택건설시장의 경우 소규모 공동주택 사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중소건설사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 정책 기조가 대규모 정비사업에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옮겨가고 있어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2015년 서울지역 주택인허가 가운데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비(非)아파트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6만3951건)로 전년과 비교해 3.4%포인트 증가했다. 비아파트 주택인허가는 2010년 2만882건으로 전체 인허가의 28.9%에 불과했으나, Δ2011년 48.4% Δ2012년 51.9% Δ2013년 43.9% Δ2014년 57.3%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단지의 평균 가구수도 적어지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2015년 서울 분양 아파트 단지 65곳 가운데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아파트 단지는 32곳으로 전체 49%에 달했다. 2010년 40%(26건) 수준이던 소규모 아파트 분양은 2013년 33%(19곳)으로 줄어들었으나 Δ2014년 42%(22곳) Δ2015년 49%(32곳) 등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서울시 정비사업의 정책 변화와도 맥을 같이한다. 서울시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뉴타운사업이 한계를 보임에 따라 기존 '갈아엎는 방식'의 대규모 정비사업에서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사업성이 낮은 뉴타운·재개발 구역을 직권해제하고 A·B·C구역을 나눠 관리하는 내용의 '뉴타운 출구전략'을 본격화했다. 1월기준 서울지역 전체 683개 정비구역 가운데 309곳이 구역해제를 완료했다.

해제 지역에서는 개별 건축행위 혹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조합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주거형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로, 규모가 작은 대신 사업진행절차가 빨라 뉴타운 사업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동구씨엠건설은 제1호 사업장인 중랑구 면목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지면적 1368㎡으로 기존 22가구 주택이 7층·42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수목건축은 지난해 가로주택정비사업 공동브랜드 '더 숨'을 론칭하고 사업진출을 공식화했다. 수목건축은 ΔPM(Project Management) Δ상품개발 Δ디자인 Δ마케팅을 맡아 인지도를 높이고 중소형건설사들이 주택 시공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노하우가 누적될 경우 중소건설사들의 확실한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브랜드까지 있는 중견건설사가 소규모 빌라건립사업에 뛰어든 사례도 나왔다. 월드건설은 이달 서초구 서초동에 지하 1층~지상 5층 4개동 40가구 규모 고급빌라 단지 '서리풀 월드메르디앙 레브'를 공급했다. 월드건설은 이번에 론칭한 소규모 주택 전용 브랜드 '월드메르디앙 레브'를 활용해 향후 추가 사업도 검토중이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리스크가 큰 대형사업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사업을 검토하면서 빌라 건립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며 "빌라나 소규모 아파트 건립사업은 수입은 적지만 빠른 자금회전과 안전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해 중소건설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규모 개발사업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소규모 공동주택 건립이 중소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규모 주거환경정비사업이나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개발 추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형건설사들에게는 사업성이 부족하지만, 중소건설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