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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땅에 수익형 부동산 짓는 기업들

여행가/허기성 2016. 4. 2. 07:55

자기 땅에 수익형 부동산 짓는 기업들 

한일시멘트·신한, 오피스텔 건설…하나·우리·KB·신한銀, 뉴스테이 추진

 

'강남역 BIEL 106' 오피스텔 투시도.

시중은행과 제조업체들이 보유한 땅을 활용해 수익형 부동산 사업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SK그룹 계열 부동산개발 업체인 SK D&D와 함께 서울 강남 사옥 주차장 땅 일부에 '강남역 BIEL(비엘) 106' 오피스텔을 짓기로 하고 이달 중 분양에 들어간다. 지하 5층~지상 15층 1개동에 전용면적 21~33㎡형 총 291실 규모로, 이 중 60% 이상인 176실이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단지인 데다 인근 강남역 상권과 신세계백화점, 양재 코스트코, 세브란스병원 등 상업·편의시설 인프라스트럭처가 있다 보니 용지 활용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인근 삼성타운 외에 강남·서초 기업체 종사자, 학원 수강생 등 배후 수요를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종합건설사인 신한도 여의도 본사 사옥 용지 일부(연면적 2만9374㎡)에 지하 7층~지상 16층 규모의 '드림리버 오피스텔'을 짓는다. 인근에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이 있어 교통이 좋은 편이다. 지상 3~16층은 오피스텔이고 나머지는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고층에서는 한강과 여의도 조망이 가능하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2·24㎡형에 침실 공간을 따로 두고 홈바(Home bar)를 들이는 등 호텔식 구조로, 펜트하우스 12가구는 테라스형 구조로 설계하는 식으로 구성한다는 것이 신한 측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차장 용지에 상업시설을 짓는 등 회사마다 자투리 땅 활용에 나서는 것이 요즘 대세"라며 "대형 용지 역시 보유 기간만 늘리기보다는 되도록 빨리 개발해 임대나 분양을 통해 수익을 올리자는 것이 전반적인 경향"이라고 전했다.

은행권에서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전국 60개 지점을 활용해 뉴스테이 1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하자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도 구체적인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처럼 지역·물량을 확정한 곳은 아직 없지만 대면거래 수요가 계속해서 줄고 있어 은행 지점을 활용한 임대사업 진출이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점 매각만 검토했던 은행들이 자체 개발이나 뉴스테이 쪽으로 방향을 잡고 검토 중"이라며 "목이 좋은 지역에 위치한 은행 지점을 뉴스테이로 활용하면 전·월세난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은행·증권사 영업점을 이용해 뉴스테이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시너지추진부를 새로 만들었다. 지주사 차원에서 부동산 임대·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미래 먹을거리 발굴 차원에서 이종산업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뉴스테이를 신사업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노후 영업점을 자체 개발해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은행업감독규정이 개정돼 은행도 영업점을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또는 오피스 건물로 개발해 임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종전에는 은행 보유 건물의 경우 전체 면적의 90% 이상을 은행 업무에 활용해야 했지만 지난해 규정이 바뀌어 10%까지만 은행이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임대를 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뉴스테이 사업 진출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1차적으로 뉴스테이로 공급할 영업점 선별 작업까지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만 입지를 하나하나 따져보니 하나은행처럼 뉴스테이를 1만가구 가까이 대량 공급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