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 부동산 위축 → 상환 부담 ‘악순환’ 우려
기업 구조조정과‘양대 리스크’
분할상환 대출 늘어 부담 가중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출 규제가 강화돼 주택 수요가 위축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가계의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부동산:가계부채가 리스크 요인으로 재부각’ 보고서를 통해 주택 수요 측면에서 가계부채 관련 규제 강화가 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리스크 요인으로 재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2월부터 은행권(지방 5월 도입)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한 데 이어, 6월부터는 중도금(집단)대출 보증 요건을 강화했으나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되자 추가 대응책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실태를 점검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여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울산, 경남 등의 주택시장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 범위가 타 업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수요 측면의 불안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지난 4월 이후 주택가격 하락 폭은 울산 동구(-1.8%), 경북 포항(-0.7%), 경남 창원(-0.4%) 등에서 두드러졌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권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더해 증가세 폭이 컸던 집단대출 신규 취급에 대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면서 실제 분양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주택 수요가 떨어져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담보인정비율(LTV)이 재산정되면서 소득에 비해 부채 수준이 높은 가계의 부담이 증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3월 말 136%에서 올 3월 말 145.6%로 9.6%포인트나 급등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처음부터 원금을 함께 갚는 분할상환 대출이 확대돼 상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로 인한 유동성의 힘”이라며 “가계부채 속도 조절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게 되면 부동산시장은 침체될 수밖에 없어 정부가 결국 부동산 경기 부양과 가계 부채 안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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