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6·25는 북한 망동"…중국 관제 '입'이 스스로 말한 '김일성 남침설'
"북한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중국 수십만 희생" 주장…기사 온라인에 내보냈다가 삭제 소동
중국 인민일보 홈페이지 |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처음으로 남침설을 인정하는 내용의 기사를 온라인판을 통해 배포했다가
파문이 일자 이를 삭제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2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해외판 공식 위챗 계정 '협객도(俠客島)'는 지난 5
월4일 '조중사, 당신의 중국 비판은 아주 무리한 것'이란 제목의 논평 기사를 배포했다. 위챗은 중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이다.
중국 유력 언론사들은 모두 공식적으로 위챗 계정을 운영 중이다.
이 기사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월3일 격렬한 어조로 중국 정부와 인민일보를 비난한 데 대한
반론으로 풀이된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인민일보가 북한의 핵개발을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은 우리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려하지 말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압력에 동조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려는 중국에 대해 북한의 존엄과 권
리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대국 중심주의라고 비판했다.
북한 관영 언론의 이같은 공개 비난에 중국의 인민일보가 온라인을 통해서나마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일보 기사는 6·25전쟁과 관련해 "만일 김일성이 한반도를 통일하려고 안했다면 한
반도에 어떻게 전쟁이 일어났겠냐"며 "중국은 거기 휘말려 수십만명의 생명이 희생당했고 미국과 20여년
에 이르는 대결을 치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6·25전쟁이 터짐에 따라) 양안 문제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며 "북한이 제멋대
로 일으킨 망동으로 인한 대가의 대부분을 중국이 떠안았다" 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한국 전쟁이 북한 김일성에 의해 발발한 것임을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어서 중국 역사학계는
물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해당 기사는 현재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협객도' 계정에 접속해 5월4일치를 읽으려고 하면 "
관련 법률에 의거해 삭제되었다"는 문장이 뜬다.
기사가 삭제된 것은 중국 당국이 아직까지 6·25 남침설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은 6·25 전쟁이 남한이 북한을 먼저 침범하면서 발발했다는 입장을 오래 전부터 취해왔다.
그러다가 2010년 무렵부터 6·25가 북침인지 남침인지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는 모호한 입장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공식 문헌이나 교과서는 '1950년 6월 한반도에서 내전이 발생했다'는 표현을 사용할 뿐 전쟁을
일으킨 주체는 명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중앙통신(사진=연합뉴스) |
◆사이멀어진 중국과 북한, 종종 설전 벌여
중국과 북한은 최근 북한의 핵개발로 인해 사이가 멀어지면서 언론을 통한 대리 설전을 종종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상무부가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을 발표하자 북한은 같은 달 23일 '정필'이라는 인물의 명
의로 너절한 처사, 유치한 셈법'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해 중국을 겨냥한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은 당시 논평에서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주대(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
도 마치도 저들의 너절한 처사가 우리의 인민생활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며 핵계획을 막기 위 한 것이
라고 변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21일에는 정필이라는 인물의 명의로 '남의 장단에 춤을 추기가 그리도 좋은가'라
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을 '우리 주변국'으로 표현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의 한층 더 높아진 비난에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대응에 나섰다.
이 신문은 다음날인 4월22일 '북핵, 미국은 중국에 어느 정도의 희망을 바라야 하나'라는 사평(社評)을 통
해 "중국이 북한을 아무리 설득해도 북한은 듣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는 상황이 온다면
중국은 원유공급을 대폭 축소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추가 도발에 따른 미국의 '외과수술식' 핵시설 타격에 대해서도 외교적 수단을 통해 억제에 나
서겠지만, 군사적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홈페이지 |
◆조선중앙통신과 설전 벌인 인민일보는 어떤 신문?
인민일보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다. 중국이 공산당 일당 체제인 만큼 인민일보는 중국을
대표하는 일간신문으로 꼽힌다.
이 신문은 중국공산정권이 대륙을 통일하기 전인 1948년 창간됐다.
당 기관지인만큼 대체적으로 정치성을 띤 중요기사들과 정부당국이나 당지도자들의 연설, 정치적 해
설 등을 주로 싣는다.
사설은 중국공산당의 주장을 대내외에 표명하는 것으로 매우 중시된다.
신문 사본은 거리의 게시판에 부착하여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며, 해외 라디오 방송을 하는 국제방송국
의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인용된다.
중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외국어로 된 신문도 발행하고 있다.
'북한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北, 서해 군사 훈련 비난하며 "서울도 불바다 될 수 있다" (0) | 2017.08.08 |
---|---|
北, 서해 군사 훈련 비난하며 "서울도 불바다 될 수 있다" (0) | 2017.08.08 |
文·트럼프, 韓미사일 공격력 확 키워 北전역 초토화 사정권 (0) | 2017.07.25 |
[스크랩] [단독]탈북 엘리트들, 美에 ‘北망명정부’ 세운다 (0) | 2016.10.07 |
北 납치·테러 징후 포착…중국·동남아 여행 주의해야 (0) | 201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