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6·7단지도 가세 … 개포동 ‘재건축 1번지’ 굳힌다
3.3㎡당 시세 5164만원 '전국 1위' ‘개도 포기한 동네(1970년대)→개도 포니 타는 동네(1980년대)→개도 포르쉐 타는 동네(2010년대)’.
서울 강남구 개포동 토박이 주민들이 동네를 가리켜 부르는 우스갯소리다. 서울 양재천 하류 개포동은 원래 갯벌이 있었다고 해서 ‘개펄’ ‘개패’ 등으로 불리다 개포(開浦)란 지명을 얻었다.
논밭이 대부분이었던 이곳에 1980년대 강남 개발 붐을 타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됐다. 30여년이 지난 개포동은 최근 재건축 바람을 타고 변신에 한창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수립·정비구역지정안을 통과시켰다. 각각 1983년 완공한 6단지 13~15층 1060가구, 7단지 15층 900가구가 통합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2994가구로 재탄생한다.
앞서 지난 5월엔 개포주공5단지도 13~14층 940가구를 최고 35층 1307가구로 재건축하는 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이들 단지의 심의 통과로 모든 ‘개포주공’ 아파트가 재건축에 돌입했다.
서울 강남권에 남은 마지막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개포주공아파트는 1980년대 초반 저층 아파트로 준공됐다. 집 없는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500만호 건설계획’의 일환이었다. 1982년 5층 국민주택규모인 1~4단지, 1983년 14~15층 고층아파트인 5~7단지가 건설됐다.
공무원 임대주택인 8단지는 1985년, 9단지는 1983년 각각 준공됐다. 1단지 5040가구, 2단지 1400가구, 3단지 1160가구, 4단지 2841가구, 5단지 940가구, 6단지 1059가구, 7단지 900가구, 8단지 1680가구, 개포시영 1970가구 등 1만7000가구에 이른다.
개포동은 강남 부촌의 대명사인 도곡동·대치동과 맞닿아 있다. 대치동 학군과 가까운 데다 지하철 3호선·분당선, 수서역과 인접한 교통 요지다.
특히 개포동은 한강 조망권을 앞세워 집값을 이끄는 반포동과 달리 양재천과 녹지를 갖췄다. 2~3단지 사이엔 개포공원이 있고 단지 뒤쪽으로 구룡산·대모산이 둘러싼 형새다.
1989년에서 2013년까지 개포동에서 살았던 이모(35)씨는 "학원은 대치동, 병원은 일원동(삼성병원), 산책은 양재천, 쇼핑은 강남으로 다녔다. 조용하게, 불편함없이 20년 넘게 살았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구에서 주목받는 단지는 아니었다. 오랫동안 대치동 은마·미도 아파트나 2000년대 후반 재건축한 도곡동 대단지 아파트에 가려졌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 최근 탄력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저층 단지인 1~4단지가 사업성이 좋아 진행 속도가 빠르다. 2·3단지는 지난해 분양했고, 4단지는 올해 분양할 예정이다.
입주 시기 몰려 있어 값 하락 우려도
지난해 10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1단지는 이달말 쯤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중층 재건축인 5~8단지 중에선 8단지가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다. 9단지는 공무원 임대주택으로 재탄생한다.
재건축 호재는 그대로 집값에 반영됐다. 82년 가장 먼저 입주한 개포주공1단지 전용 56㎡ 가격은 당시 1000만원대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이 아파트의 3.3㎡당 시세는 9758만원이다.
개포동의 3.3㎡당 평균 시세는 5164만원이다. 동별로 따졌을 때 인근 대치동(4088만원)은 물론 압구정동(5128만원)·반포동(4874만원)보다 높은 전국 1위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단지 35㎡ 매물 시세가 10억5000만~11억원이다. 1년 전보다 2억원 가량 뛰었다. 강남 최초로 3.3㎡당 1억원 짜리 재건축 아파트가 개포동에서 나올 거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앞서 분양한 개포동 재건축 단지는 3.3㎡당 40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순항했다. 삼성물산이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지난해 3월 3.3㎡당 평균 3760만원에 분양했다. 현대건설이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난해 8월 3.3㎡당 4137만원에 분양했다.
다음주 분양하는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분양가가 3.3㎡당 4200만~4300만원이 될 전망이다.
개포주공은 워낙 넓게 퍼져있어 단지별 장단점이 분명하다. 역세권이긴 하지만 반포동·잠원동 같은 재건축 단지에 비해 역과 거리가 먼 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단지별로 역세권, 대단지, 학교 도보권 등 특징이 달라 장단점이 뚜렷하다. 반포동·잠원동에 비해 전월세 수요가 적을 것으로 본다. 수요자는 매수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 밀집지역이라 상업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임대주택 물량이 많은 것도 아파트값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 입주시기가 2020년경에 몰릴 수 있다. 입주 시기에 물량이 넘쳐 가격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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