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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서 더 서럽다..70대 '행복 절벽'

여행가/허기성 2017. 9. 5. 08:11

'늙어서 더 서럽다..70대 '행복 절벽'

60대에서 70대 넘어가며 남녀 '행복지수' 급락
韓 유독 지나쳐.."70대중심 노인복지 손질해야"

 

중국의 한 대도시에서 10년 가까이 무역대리 사업을 해오고 있는 최우수(68·가명)씨. 그는 동년배 친구들에 비하면 오래 일하는 축에 속한다.

 

부침이 없었던 건 아니다. 3~4년 전부터 사업이 갑자기 기울었고, 지금은 직원 대부분을 줄였다.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게 최씨의 말이다. 그 즈음부터였다. 이제 그만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라는 가족들의 얘기가 부쩍 잦아졌다. 하지만 최씨는 일을 놓지 못하고 있다. “곧 일흔인데 이렇게 돌아가면 딱히 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게 제일 막막합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고요.” 최씨는 수령할 수 있는 연금도 회사원 출신의 친구들보다 극히 적다고 한다.

 

70대 노인들이 불행해지고 있다. 70대부터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절벽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70대 이상 남성의 행복지수는 62.67로 2014년(64.59) 대비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행복지수는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삶의 만족도, 실업률, 희망, 사랑 등 삶의 질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 나온 지표다.

 

70대 이상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연령별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20대의 행복지수는 73.37로 가장 높았고, 30대와 40대는 각각 72.54, 71.98을 보였다. 50대(71.02)도 비슷했다. 법적 노인연령인 60대의 경우 68.22로 50대보다 3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는데, 70대 들어서는 하락 폭이 5.55포인트나 됐다. 여성도 비슷했다. 20대부터 72.73(20대)→71.33(30대)→70.93(40대)→69.46(50대)→66.35(60대)의 흐름을 보였고, 역시나 70대 들어 61.36으로 급락했다.

 

이는 최씨와 그 친구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유추할 수 있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70대부터는 경제적인 자립부터 버겁다는 것이다.이는 우리나라가 특히 심해 우려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0세 이상 노인에 대한 주요국의 인식을 분석한 결과, ‘유능해 보인다’는 항목에 대한 우리나라 점수는 2.7점(5점 만점)으로 최하위였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노인 복지의 방점을 기존 60대에서 70대로 서서히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은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이미 착수했고, 독일은 오는 2029년까지 67세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인구의 기준을 기존 65세에서 70세로 점차 늦추는 방안은 공론화 해 사회적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60~65세 이상인 노인 복지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