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선박 부품 공장 재추진? 造船업계 "남한도 일감 부족"
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조선협력단지' 건설이 10년 만에 다시 추진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협력단지 이야기가 나온 2007년은 일감이 넘쳐나던 조선업계 사상 최고 호황기였지만, 현재는 수주 가뭄으로 모든 업체가 일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실적으로 당장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4시 42분쯤 군사분계선(MDL) 표지가 있는 ‘도보다리’ 끝 벤치에 앉아 단독 회담을 하고 있다. 배석자 없이 이뤄진 이 대화는 약 30분간 이어졌다. /한국 공동 사진기자단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는 “10·4 선언 합의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0·4 공동선언은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정일 전 위원장 회담 이후 발표된 사항으로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당시 남북은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같은 해 11월 총리회담에서 2008년 상반기 중 안변 선박 블록공장(선박 선체 일부를 제작하는 공장) 건설에 착수, 단계적으로 선박 건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남포의 영남 선박 수리공장 설비 현대화와 기술협력 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민관 합동으로 남북 조선협력단지 현지조사도 두 차례 나눠 진행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독자적으로 안변과 남포지역 현지실사도 벌였다. 하지만, 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가 이 사업을 비핵화 진전에 대한 판단과 사업 타당성 확인 등을 거쳐 추진할 사업으로 분류하면서 진행이 중단됐다.
조선업계가 조선협력단지가 단기간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현재 업황이 2007년과 정반대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7년은 세계적으로도 조선 업황이 좋았지만,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도 320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가장 좋을 때였다. 이와 비교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은 2016년 215만CGT로 바닥을 찍고 지난해에는 소폭 오른 644만CGT를 기록했다. 현재 일감 부족으로 업체별로 생사 갈림길에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조선협력단지 사업 이야기가 처음 나온 2007년 전후에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건조물량이 많아 국내 조선소를 최대한 가동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눈을 돌려 연달아 공장을 세웠다. 대우조선해양은 2005년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에 블록공장인 산동유한공사를 설립했고 삼성중공업은 1997년과 중국 저장성 닝보 블록공장을 세운 데 이어 산둥성 블록공장도 2008년 건립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자구안 계획대로 중국 블록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 ▲ 삼성중공업이 1997년 설립하고 2007년 확장 준공한 중국 닝보 블록공장 전경. /삼성중공업 제공
A 조선업계 관계자는 "2007년은 조선 시황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이던 호시절이었지만, 현재 전 세계 조선업체들은 공급과잉으로 공급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사뿐만 아니라 블록공장도 폐업하는 상황"이라며 "블록공장은 일감이 많을 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조선업체 각사도 살아남기 힘들어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있으며 재무상황도 좋지 않아 투자 여력이 많지 않다"며 "시황이 좋아진다면 그때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조선업계 관계자는 "협력을 하더라도 다른 경협사업과 달리 블록공장은 본사와 선주사에서도 해당 공장에 상주하며 진행 상황을 밀착 검사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우리 일감도 부족한데, 외부에 줄 일감이 없다"며 "경협사업을 한다면 인건비가 중국보다 저렴할 테니 이익은 있겠지만, 현재의 불황 속에서는 성과가 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 조선업계 관계자는 "협력사업을 하더라도 중요한 건 나눠줄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무엇보다 시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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