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실적을 발표한 159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1.6% 밑돌았다. 순이익은 4.2% 미달했다
전체 상장사의 62%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어닝 쇼크보다 더 우려되는 점이 있다. 바로 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 추세다. 코스피의 주당순이익(EPS)은 하반기 이후 5개월 연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원곤·윤지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에는 40%라는 높은 EPS 증가율을 보였지만 올해 증가율은 1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증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삼성증권은 내년 코스피 EPS가 2018년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봤다. BNK투자증권은 2%의 낮은 성장률을 전망했다.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이익 성장 예측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 같은 실적 모멘텀 둔화로 코스피지수의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이 정체될 것"이라고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도 지수가 현 수준에 장기간 머무르는 '밸류 트랩'에 빠진 시장에서는 업종별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오히려 수익률 측면에서는 테마별 접근이 낫다는 의견이다.
업계에서는 금리상승 수혜주나 개별 재료 보유주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삼성SDI(214,0005,000 -2.28%), 현대중공업(129,5003,500 -2.63%), 삼성화재, 롯데쇼핑(215,0003,000 -1.38%), 삼성전자(44,0501,150 -2.54%), SK텔레콤(264,0003,000 -1.12%), SK이노베이션(193,0005,000 -2.53%) 등을 추천했다.
안정적인 대형주 위주의 투자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11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는 1조1500억원을 사들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814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피시장 내에서도 대형주(1조100억원)와 중형주(1300억원)는 순매수한 반면 소형주는 581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모습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늘어날 수 있다"며 "대체로 경기가 둔화될 때 중소형주의 실적이 빠르게 악화되기 쉽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때까지는 대형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