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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어디로 가나..李회장 취임후 최대 위기>

여행가/허기성 2007. 11. 24. 08:12
연합뉴스] 2007년 11월 23일(금) 오후 05:27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삼성그룹은 비자금 조성, 불법 경영권 승계, 전방위 로비 등의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 수사에 직면함에 따라 이건희 회장 취임 후 최대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삼성에 대한 특검이 실시되려면 노무현 대통령이 동의해야 하는 절차를 남겨놓고 있으나 23일 국회가 여야합의로 특검법을 통과시킨 만큼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번 사건은 삼성의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의 의혹 폭로에서 비롯됐다가 대선정국에 휘말리면서 민간 기업에 대한 사상 초유의 특검으로 비화됐다.
삼성은 사태 초기만 해도 김 변호사의 폭로에 대해 "터무니 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김변호사 주장의 허구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사태가 단순 의혹 제기와 폭로 수준에서 예상외로 방대한 특검으로 발전하자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정치적 수사다" "근거없는 의혹 때문에 기업을 죽이자는 것이냐"며 긴장과 당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특검의 수사 대상이 비자금, 로비 의혹 등으로 포괄적인데다 조사 기간도 길어 삼성으로는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에는 이 회장의 '베이징 발언', 'IMF 사태', 안기부 'X파일' 사건을 넘어서는 1987년 이 회장 취임 이후 최대의 위기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 이건희 회장 조사받을까 = 특검으로 인해 이 회장과 이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조사받을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안기부 'X파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 등과 관련해 시민단체 등은 줄기차게 이 회장의 검찰 소환조사를 요구했으나 이 회장이 직접 수사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수사를 받을 경우 그룹의 명예가 실추되고 대외 신인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검이 비자금, 경영권 불법 승계, 로비 등의 의혹을 수사대상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수사를 전적으로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이 회장에 대한 조사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김 변호사가 폭로한 문건에는 이 회장이 검찰, 정치인 등에 대한 로비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검토하도록 직접 언급한 대목이 나와있기 때문이다.

◇ 끝없는 경영권 승계 논란..그룹 위기 조장 = 이번 사건으로 삼성의 경영권 승계는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 전무에 대한 경영권 승계 논란은 이미 수차례 검찰 조사, 재판 등이 이루어졌는데도 이번에 다시 특검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삼성으로서는 이 문제가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원죄'라는 것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편법 경영권 승계 논란의 핵심인 에버랜드CB 헐값 배정 사건은 1, 2심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됐고 대법원 판결을 남겨놓고 있다.
또 지난해 삼성은 2002년 대선자금, 안기부 'X파일' 등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였던 '2.7' 선언을 발표하면서 이 회장 일가의 8천억원을 사회에 헌납함으로써 에버랜드 CB발행 등을 통해 이 전무 등 이 회장 자녀가 취했다고 비판받았던 부당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거액의 사재 헌납, 사법부 판단에도 불구하고 이미 과거사가 된 이 전무의 유가증권 거래와 관련해 편법, 불법 시비가 끊이지 않음으로써 삼성으로서는 이를 실질적으로 해소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삼성은 이 시비를 매듭짓지 않고서는 이 회장에서 이 전무로 경영권을 순조롭게 이양하기 어렵고, 경영권 승계 논란은 삼성의 위기를 조장하는 악재로 남을 전망이다.

◇ 경영 공백 가시화하나 = 삼성이 특검을 받게 되면 대외신인도 훼손과 경영전력 분산으로 적지 않은 경영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회장, 전략기획실, 계열사 사장단 등 삼성의 경영을 이끄는 3대축으로 일컬어지는 핵심 경영진들이 장기간 수사를 받게 되면 기업 본연의 경영 역량에 차질을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은 22일 특검법이 국회 법사위 소위를 통과하자 그동안 특검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경영환경이 어려운 때에 특검을 한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내년 경영이 힘들어질 것 같다 걱정이 많이 된다"고 논평했다.

삼성은 이달말에 확정돼야 할 새해 경영계획을 검토조차하지 못하고 있으며 연말연초 정기 인사 준비에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이 회장 취임 20주년을 맞이해 그룹 경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보려던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해외에서는 삼성에 관한 부정적인 보도로 인해 그동안 어렵게 쌓아왔던 세계 일류기업 이미지가 훼손되는 등 글로벌 경영의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은 특히 올들어 핵심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국제시황 악화로 심각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으며, 이때문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설 등 위기론이 이미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국제 시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올초부터 이 회장이 '샌드위치 위기론'을 강조하며 5년, 10년 뒤 먹거리를 찾도록 독려한 가운데 미래성장사업, 신수종 사업 발굴 작업도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재계는 국내총생산(GDP)의 6분의 1, 한국 총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이 경영 차질을 빚으면 국내 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그룹 암울한 '신경영 20주년'
[프라임경제] 2007년 11월 19일(월) 오후 02:52   가| 이메일| 프린트

[프라임경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큰 행사를 두고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올해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20주년 추모행사와 이건희 회장 본인이 그룹 회장에 취임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런 뜻 깊은 행사에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은 ‘잔칫집’ 분위기보다는 ‘조촐한 행사’로 치를 조심스런 입장이다.


‘X파일 사건’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한 지 2년이 채 안 돼, 삼성그룹이 다시 요동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인사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삼성그룹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종의 ‘내부고발’로 인해 이건희 회장의 취임 20주년을 앞두고 그룹 수뇌부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행사는 최대한 조촐하게


11월 19일엔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타계 20주년을 맞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번 20주기 이병철 회장 추모식에는 김동건 아나운서의 사회로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내 호암 묘역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강영훈 추모위원장(전 국무총리)과 이현재 호암재단 이사장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현승종 전국무총리, 권이혁 서울대 명예교수 등 추모위원들을 비롯한 내외귀빈과 범삼성가(삼성 신세계 CJ 한솔)문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번 기념일은 매우 조용한 분위기에서 치러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건희 회장도 감기몸살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추모식 행사에 불참했다는 게 삼성그룹의 설명이다.


특히 삼성은 다음달 1일 이 회장의 취임 및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5일에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 고백’으로 삼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증폭되는 가운데 '삼성 특검'도입 움직임 등으로 삼성을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아 자숙의 의미가 강하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삼성 관계자는 “김 변호사의 폭로로 그룹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행사들이 어떻게 치러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 삼성그룹은 올 12월 대선 등으로 인한 민감한 사회분위기를 이유로 행사들을 대내 행사로 조용히 치른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이 행사들은 더 축소될 가능성이 생겼다.


삼성 내에서는 “10주년 징크스가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1997년 이 회장 취임 10주년 때는 외환위기로 뒤숭숭한 상황이었다. 당시 삼성은 조직을 30% 줄이고, 임원 보수를 10%씩 삭감했다. 취임 10주년도 별도 기념식 없이 이 회장의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는 에세이 출판 기념회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여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와 함께 그룹의 핵심사업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연말연초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분위기 쇄신 차원의 대규모 인사설까지 나돈 상황이어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 어수선한 분위기가 더 악화될 지경이다.


■경영권 승계마저 ‘안개속’


이와 함께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산 넘어 산인 격으로 급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 변호사가 경영권 편법승계 문제를 직접 겨냥하고 나섰기 때문.


또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사건의 법정증언도 직접 조작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에까지도 불똥이 튈 조짐이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이 고발됐다는 사실에 삼성그룹은 초비상이다. 검찰 수사에 따라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진위여부를 떠나 그룹 핵심 간부 출신인 김 변호사가 삼성 내부 문제를 외부에 폭로했다는 것만으로도 삼성그룹 내에서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그룹 분위기상 내부 문제 폭로나 노조 등에 대해서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왔다.


게다가 김 변호사는 특수부 검사 출신인 만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근거들을 모아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는 삼성그룹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 일게다.


결국 삼성그룹은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를 인정받고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형식이든 지배구조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에서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는 순탄할까. 이번 김 변호사의 양심고백은 ‘삼성의 미래’로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