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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부 아파트값 '끝모를 추락'

여행가/허기성 2008. 5. 11. 10:25
과천·용인·화성…" 투자자 강북 쏠림 탓"… 올들어서도 최고 8500만원까지 떨어져
서울에 사는 임모(51)씨는 얼마 전 경기 용인시 공세지구에 178㎡(54평)형 아파트를 7억1,000만원에 분양 받는데 요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시 많진 않지만 프리미엄(500만원)까지 주고 샀는데 지금은 프리미엄이 없어진 것은 물론 시세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불패 신화를 이어왔던 서울 강남 아파트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이 후광을 누려왔던 과천, 용인, 동탄, 화성 등 소위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한 '경기 남부벨트'의 집값이 추락하고 있다.

■ 경기 남부 아파트의 날개 없는 추락

남부벨트의 주요 지역 아파트값 하락은 전방위적이다. 올해 들어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한때 강남과 어깨를 겨루던 경기 과천(-2.12%)시. 이곳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던 별양동 주공6단지 59㎥(18평)형의 경우 현 시세가 6억6,500만원으로 연초보다 8,500만원이나 떨어졌다.

판교신도시 후광효과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용인(-1.49%)도 신봉 동천 죽전 등 인근 아파트값이 3,000만~8,000만원 가량 추락했다. 현지 부동산에 따르면 신봉동 '신봉자이1차' 153㎡(46평)형은 8,500만원 떨어진 6억6,000만원, 동천동 '현대홈타운2차' 122㎡(40평)형이 8,000만원 내린 4억6,500만원에 각각 시세가 형성돼 있다.

신봉동의 D중개업소 김모 대표는 "최근 매수 문의가 간혹 있지만 수요자가 대출 부담 등을 이유로 매수를 꺼려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는 인근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대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반월동 '신영통현대1차' 165㎡(50평)형이 평균 4억7,000만원으로 4,000만원 내렸고, 로열층 급매물도 4억5,000만원에 '팔자'가 나오고 있다.

경기 광주시의 경우 2002년 이후 지속됐던 오름세가 올해 처음 꺾였다. 오포읍 '현대모닝사이드' 191㎡(59평)형이 7억4,000만원으로 연초보다 3,5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지난해에 급등한 안양의 평촌동, 관양동, 안양동 중형 아파트도 연초 대비 1,000만~4,000만원 내린 상태다.

■ 강북쏠림, 재건축 지연, 신규 입주 3중고

이 같은 남부벨트의 집값 하락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뉴타운 개발 등 개발호재가 많은 서울 강북 지역에 집중된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용인시 신봉동의 한 중계업소 대표는 "분당선 연장이나 신도시 개발 등 호재가 이미 이 지역 집값에 선반영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들은 신규 호재가 많은 서울 용산이나 도봉구 등 서울 강북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예상됐던 재건축 규제 완화가 기대에 못 미치고, 경기 남부에 분당급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전 정부의 구상이 사실상 백지화 되면서 급매물이 쏟아진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실제로 재건축 아파트가 시세를 주도했던 과천시의 경우 소형평형을 배정 받은 주민들이 재건축 사업을 거부하면서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한때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꼽히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광주시 오포읍도 새 정부가 신도시 개발보다는 도심재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용인시와 동탄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가 시작돼 매물 압박이 가중됐고, 대출규제가 계속되면서 신규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남부지역에 최근 신규 물량이 많은 데다 2~3년전 가격이 폭등한 상태라 집값이 하락하는 것"이라며 "추세적인 움직임을 볼 때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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