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포항에서 입주를 시작한 A아파트 계약자들은 "집을 팔아주겠다"는 전문 브로커들의 전화를 하루에 몇통씩 받아야 했다. 이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보다 더 떨어지자 브로커들이 투자용으로 분양받았던 계약자들에게 매매를 알선해주겠다며 접근한 것이다.
# A씨는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중도금 납부전에 분양권을 팔아치우고 싶었던 터라 이 브로커에게 분양권을 넘겼다. 그는 분양권(계약금)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대리인 B씨 명의를 빌려 분양사무소로부터 분양권 명의변경 신고필증을 받고 매물을 넘겼다.
# 이 회사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입주예정자 B씨가 중도금과 잔금을 전혀 안낸 채 몇달 채 연락이 두절되자 그제서야 이 아파트 분양권이 깡통 매물로 전락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 직원은 입주 몇개월 전 명의를 이전받은 B씨와 가까스로 연락이 됐지만, 그는 "모르는 일이다,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이 속출하자 지방 입주예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문 브로커들이 활기를 치고 있다.
일명 '입주방'(떳다방에서 유래)이라 불리는 이들은 입주 예정단지들을 찾아다니며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은 기 계약자와 새 계약자를 연결해주고 중간에서 수수료 등을 챙긴다.
브로커들은 건설사, 금융권을 교묘히 속여 제3자의 명의를 도용, 분양권 명의이전을 얻어낸 뒤 새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분양권을 깡통으로 만들고 있어 피해가 크다.
새 계약자인 B씨의 경우 브로커에게 얼마 정도의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 준 대리인에 불과하다. B씨는 신용불량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분양사무소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 승계를 받았지만 명의 대리인인 사실을 들키지 않았다. 명의 대여는 보통 신용불량자는 300만원, 신용이 양호한 경우는 500만원 정도의 대여비를 받는다.
투자자들은 중도금 대출을 승계하지 않기 위해 브로커의 건의를 수락, 이미 낸 계약금을 포기하고 분양권을 넘기고 나가면 브로커는 실제 매수자가 아닌 B씨의 명의만 빌려 새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중도금이나 잔금을 내지 않는다.
A아파트는 분양당시 계약금 10%에 중도금 무이자 조건이었기 때문에 투자자 A씨는 지금까지 계약금 약 2000만원밖에 내지 않았다. 그러나 프리미엄이 이보다 더 떨어지자 A씨는 결국 이 돈을 포기하고 브로커에서 집을 넘긴 것이다. 브로커는 이 분양권을 절반 가격인 1000만원의 시세로 시장에 내놓았지만 이 마저도 팔리지 않아 중도금 이자와 잔금 연체료를 내지 않으며 계속 버텨왔다.
결국 3개월 넘게 미납으로 자동해약되기 직전에 새 계약자 C씨에게 700만원에 분양권을 매매했고, 이 브로커는 이자와 연체료 약 100만원, 명의 대여료 50만원 정도를 제외해도 550만원 정도를 남기게 된다.
입주시기가 다 돼 중도금과 잔금이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팔리지도 않자 입주 시점에 중도금 대출을 승계하지 않기 위해 이런 방법으로 매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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