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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 비수도권 갈등 ‘갈수록 태산’

여행가/허기성 2008. 8. 26. 19:45

ㆍ김문수 지사 "MB 멈칫… 눈치 보지 말라"
오세훈 시장도 가세… 13개 광역단체 반발

김문수 경기지사의 수도권 규제완화 발언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규제 완화 발언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13개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들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오 시장과 김 지사의 '반 지역균형발전' 움직임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김문수 지사는 26일 의정부시청앞 광장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군사시설주변지역 규제완화 및 지원대책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 "이명박 대통령이 군사시설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했는데 지방에서 조금 떠드니 잘 나가다 멈칫멈칫하고 있다"며 "눈치 보지 말고 경기북부지역에서 애쓰는 도민들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함성을 보내자"고 말했다. 이어 "선 지역균형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지난 55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묵묵히 희생해 온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에게 합당한 보상은커녕 일말의 기대를 배신하는 배은망덕한 행위"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강남구상공회 초청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발전하려면 서울이 발전해야 한다"며 "하향 평준화하는 균형발전보다는 광역화·집중화·지방주권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옛날에는 강대국, 약소국 등을 얘기했지만 지금은 도시 대 도시 경쟁시대"라며 "경쟁에 필요한 무기를 갖추는 데 오히려 정부가 우리의 손목과 발목을 묶어놓은 상태"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현재 지방에 비해 취·등록세를 몇 배 이상 내야 하고, 건물을 짓는 데도 부담금을 내는 등 여러 규제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규제들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이날 오후 서울 >렉싱턴호텔에서 '수도권정책 대응 및 지역균형발전 방안 연구용역 보고회'를 갖고 김 지사와 오 시장 발언에 대한 향후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비수도권의 자립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특별법 제정과 수도권정비 계획법의 대체 입법 등 국가균형발전 관련 법률 개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역균형발전협의체의 합동연구를 통한 대응논리를 마련하는 등 공동대응기구도 상설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규제완화 현황 파악과 균형발전에 대한 정책적 방향 수립 등을 논의하기 위한 지역 토론회를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키로 했다. 또 수도권 과밀반대 전국연대 등과 연대해 10월 중으로 1만여명이 참여하는 '비수도권 2500만 결의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적금 검토키로 했다.

남택진 경북도 자치협력팀장은 "김문수 지사의 최근 발언과 행보가 우려된다"며 "대규모 규탄대회 등 비수도권 지역의 공조체제를 강화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완구 "김지사 발언이 공산당식 발상"

홈피 글 통해 김문수 정면비판..공개토론 제안
김 지사 "누구와도 공개토론할 용의 있다"
(서울.대전.수원=연합뉴스) 김종우 이은파 김광호 기자 =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충남지사가 26일 정부의 지역발전 전략을 놓고 이명박 대통령 및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같은 당 소속 김문수 경기지사를 정면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김문수 지사에게 드립니다'란 편지를 통해 "김 지사가 그간 쏟아낸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여러 말씀들이 도를 넘었다"면서 김 지사와의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이 지사가 이처럼 수도권 규제 철폐에 총대를 멘 김 지사에 대해 비판함에 따라 지역발전 전략을 둘러싼 논란은 `중앙정부 대 수도권 지자체'간 갈등을 넘어 `수도권-비수도권 지자체'간 불화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주목된다.

이 지사는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건설 예산 42조원을 각 지자체에 1조원씩 나눠주자'는 김 지사의 최근 발언을 거론, "이런 극단적 발언이야말로 김 지사가 주장한 `공산당식 발상'이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세계 모든 국가는 한정된 국가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데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은 1970년대부터 수도권 규제정책을 추진해 결실을 거두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공산주의식 발상으로 그런 정책을 도입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상생과 균형, 조화의 미학으로 도정과 국정을 펼 때 우리 사회공동체와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면서 "국가균형발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은 국가의 백년대계로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선의의 경쟁 대상이지, 소모적인 갈등과 전투적 대상이 아니다"면서 "비수도권은 경쟁의 형평성을 요구하는 것이며, 수도권 규제는 평등과 평준이 아닌 균형철학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김 지사의 발언 배경이 경기도 내 일부 도서와 북부지역의 낙후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충남도내 불균형도 최대 현안이지만 균형발전조례를 제정하고 낙후된 시.군에 집중 투자해 해소하고 있다"고 훈수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특정지역 낙후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국가 전체의 균형과 상생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우(愚)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어 중국의 선전과 홍콩의 상생발전을 예로 들며 "수도권은 금융과 의료, 고등교육, 서비스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 상품전시장 역할을 하고 비수도권은 전시장에 콘텐츠를 채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할 분담론'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연합뉴스와 별도 전화통화에서 "김 지사의 발언이 `도백(道伯)'의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공산당식 발상'이란 극단적 용어까지 나와 국민이 혼란을 느끼고 있어 그대로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지사가 이제 자신의 극단적 발언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자제했으면 한다"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분들이 국민통합 차원에서 논리적, 이성적 대응으로 국민적 혼란과 상생을 저해하는 부분을 잘 정돈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김문수 지사 측은 이완구 지사의 공개토론 제안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 허 숭 대변인은 "김 지사는 언제 누구와도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해 공개토론할 의사가 있다"며 공개토론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경기도와 김 지사가 수도권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지 수도권만 잘 살고 비수도권을 못살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허 대변인은 "김 지사의 생각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기존 기업도 살리고 외국기업도 유치한 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으로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도 함께 잘 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실국장회의에서 "규제로 인해 경기도민들이 너무 오래 종살이를 해 이제는 체념상태"라며 "경기도는 이제 꿈도 없고 희망도 없다"고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후퇴를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김 지사는 또 전날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전국지방자치단체장 하계세미나에서 "공산당보다 기업을 더 못살게 구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데모하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