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영, 입주민의 적법한 요구에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 안해
…건설사측 배짱에 입주민 불만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지금의 건설경기에서 주민들의 요구에도 “분양하지 않겠다”며 배짱을 튕기는 건설사가 있다. (주)부영이 당사자다. 이 회사는 5년간의 의무임대기간이 끝나고도 입주민들에게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을 미루고 있다.
(주)부영이 공급한 아파트는 공공자금인 국민주택기금에서 싼 이자 등 유리한 조건으로 건설비를 지원받은 공공임대아파트다. 그 대신 사업자는 임대의무기간 5년이 끝나고 입주민이 원할 때에는 주민들에게 임대아파트를 우선분양해야 한다.
공공임대아파트 건설업체는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조성된 국민주택기금의 저리 대출 외에도 여러 특혜를 받는다. 공공택지의 할인공급, 각종 세금 감면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혜택을 받은 (주)부영은 본래의 지원 목적이었던 서민주거안정은커녕, 폭리를 취하기 위해 배짱부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지난 7일(금) 부영임대아파트 입주민과 참거주 실천연대, 임대아파트전국회의 등 4개 시민단체는 (주)부영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양전환 등을 촉구했다. ]]
분양가 낮아질 우려에 분양 회피
입주민이 주장하는 (주)부영과의 갈등 사례는 크게 다섯가지다.
첫째, 주변의 주택시세가 좋지 않아 임대아파트 분양전환가격이 낮아질 우려가 있는 경우(분양가 산정과정에서 주변 집값을 반영한다) 분양절차를 아예 진행하지 않는다.
경남 김해시 장유면의 1·2·3·7·12차 부영임대아파트의 경우 5년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지 1년 수개월이 지났지만 부영측은 아직 분양전환 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김해 장유면 6·8·9차, 삼계2차, 경북 구미의 구평3차에서는 공정한 분양가격을 평가하는 감정평가법인이 선정됐지만 몇 달 동안 감정평가가 진행되지 않는 상태다.
대구시 칠곡 1·3·6차 김해시 삼계1·3차와 강원 강릉 부영5차는 감정평가가 완료됐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정확한 내역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둘째, 임대주택법의 절차에 따라 감정평가는 실시했으나 평가액이 부영의 목표치에 미달하자 분양절차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경우다.
구미시 구평2차, 강릉3차는 (주)부영이 무리한 분양을 추진하다가 분양전환계획서가 반려됐다. 경남 진해시 녹산1차는 감정평가금액을 무시하고 (주)부영이 원하는 가격으로 분양전환을 시도했다. 당시 임차인대표회의 및 입주민들의 반발로 분양전환이 어렵게 되자 (주)부영은 일방적으로 임대기간을 연장하며 지방자치단체의 권고와 임대주택법조차 무시하고 있다.
결국 2008년까지 분양전환 예정 중인 약 1만5000여 세대의 부영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감정평가액이 임대사업자의 뜻에 맞지 않으면 분양전환이 마냥 미뤄지는 사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부영임대아파트의 전체 입주민은 11만 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임대료 일방적 인상
셋째, 분양전환을 하기는커녕 새롭게 임대료 인상을 통보하며 높은 가격으로 분양전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다.
강원도의 춘천 거두부영은 2008년 4월로 임대의무기간이 끝나고 분양전환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부영측은 새롭게 임대료를 5% 인상한다고 통보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
넷째, 주택임대차보호법 위반의 소지로, 해마다 5%씩의 임대료 인상을 입주자에게 요구하는 경우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2년 내 임대료를 인상할 경우에는 연5% 이내에서 공과금 등 경제적 사정의 변동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주)부영은 해마다 5%씩 일률적으로 임대료를 인상했다가 법원의 위법 판결로 2002년 일부 단지에서는 임대료를 동결했지만, 다시 불법인상을 자행하고 있다.
광주 첨단부영1차에서는 임대료와 보증금을 매년 5% 인상하여 임차인들과 법적분쟁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고, 풍암 부영은 입주민들이 2005년부터 정당한 분양을 촉구하고 있으나, 사업자측은 이행치 않고 불법 분양추진을 한 혐의로 관할구청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했다.
다섯째, 임대아파트의 수선보수를 위해 적립했다가 분양전환 후 입주민들에게 넘겨야 할 특별수선충당금을 전혀 적립하지 않은 배짱부리기다.
임대주택법에는 사업자가 특별수선충당금을 적립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지만, (주)부영은 단지별 최소 몇 억원씩 전국적으로 2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적립하지 않은 셈이다.
현재 입주민들의 (주)부영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주)부영은 입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적법절차에 따라 투명한 분양전환에 나서야 할 것이다. <끝>
2008년 3월11일(화)
민생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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