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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4 (토)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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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시지가 98% 오른 접경지역 경기 연천 |
파주발 토지보상금 한꺼번에 '상륙' 파주개발로 보상금2조원 풀려… 대체토지 수요급증 "개도 10만원짜리 수표 물고다닌다" 우스갯소리도 [조선일보 권상은 기자] “재작년부터 파주나 일산에서 부동산 중개업소가 하나씩 들어오더니 지금은 백학면에만 100개나 됩니다.” 1일 임진강 북쪽의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최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개별공시지가 상승률(98.1%)이 전국 최고일 정도로 땅값이 폭등한 이곳에서는 ‘개도 10만원짜리 수표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하고 있다. 전국 평균 18.94%, 경기도 평균 35.37%와 비교하면 작년 한 해 이 지역의 땅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알 수 있다. 노곡2리 이영춘(44)씨는 “더 오를 것을 기대해서인지 요즘은 아예 매물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곳은 군사분계선에서 거리가 불과 5㎞ 남짓한 접경(接境)지역. 미확인 지뢰지대와 민간인 통제를 알리는 표지가 눈에 띄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면 소재지에도 식당과 다방 몇 군데를 빼면 별다른 위락업소도 없다. 그렇지만 작년 초 평당 20만~30만원이던 이곳 땅값은 요즘 50만~60만원을 호가한다. 논, 밭, 임야를 가리지 않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세력은 주로 서울 등 외지인들이다. 한 주민은 “마을 농지의 절반 정도가 외지인 소유가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 지역에서는 부동산 간판만 유달리 눈에 띄었다. 연천군 이성환 토지관리계장은 “작년 한 해 동안 전체 14만여 필지 가운데 1만3141개 필지의 주인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에 거래된 7998필지보다 무려 64.3%가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의 토지거래는 63만건으로 2003년보다 오히려 줄었으니 이곳의 부동산 열풍을 짐작할 만하다. 왜 휴전선과 가까운 이 지역의 땅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을까. 파주시 관계자는 “과거 일산 신도시 개발로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 교하읍 등 파주지역에 땅을 사 농사를 짓다가 다시 파주 땅이 수용되자 연천으로 넘어가 더 값싼 땅을 매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파주에 LG필립스LCD공장(월롱면 덕은리)과 협력단지(문산읍 당동리·선유리)가 조성된 이후 다시 운정지구 택지개발(교하읍) 등으로 무려 2조원이 넘는 토지 보상금이 풀린 것을 이르는 말이다. 6·15공동선언 이후의 남북화해 관계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산면 아미 1리 이재원씨는 “남북정상회담 직후 땅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투자한 외지인들이 더러 있었다. 이들이 최근에 그때 사들여 보유하고 있던 토지를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현상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주인이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한번 불붙은 연천 땅값은 이제 계속 북동진(北東進)할 태세다. 적성면의 부동산중개사는 “운정2지구 보상금(2조원)이 본격적으로 풀리면 다시 열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열기가 화천, 철원 등 강원도 지역으로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열기로 때 아닌 호황을 누리는 곳이 연천군청이다. 공시지가가 덩달아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백학면 노곡리의 한 밭은 공시지가가 작년에 갑자기 두 배 이상 올랐다.〈표〉 백학면 두일리 대한부동산컨설팅 안종훈씨는 “작년 2~9월에 많이 올랐고, 파주시 관내에서 확장공사를 하고 있어 교통여건이 개선되는 37번 국도 주변이 크게 상승했다”며 “원래 땅값이 낮았기 때문에 상승률은 높아도 금액은 다른 지역보다 낮다”고 말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대체토지를 매입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너도나도 싼 땅을 사들이고 있다”며 “연천의 땅값이 파주보다 크게 낮은 데다 허가구역인 파주와 달리 토지거래 규제가 없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연천 등 접경지역의 땅값 폭등에 대한 ‘경계론’도 나오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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