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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24 (금)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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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부동산 '무기력한' 정부 정책 | ||||||
[오마이뉴스 김정렬 기자]
강남을 찾는 사람들, 실수요자인가 투기꾼인가 강남은 그동안 우리나라 집 값의 신호등 역할을 했다. 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것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차와 집이 부와 명예의 상징이다. 또 하나의 신분증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남은 세금을 많이 내고 비싸지만 그 값을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최근 강남과 분당 등 특정지역 집값 상승은 가수요에 따른 호가 위주 상승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요즈음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람은 강남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키워가는 경우이거나 새 시설의 아파트를 찾아 옮기는 수요층도 적지 않다. 강남에서 강남으로 이사 가는 사람이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에는 집 값 상승을 기대하는 투기세력과 실수요자가 섞여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가수요와 수요자들의 심리상태에 따라 크게 흔들린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 며칠간 쉬지 않고 집을 살 것처럼 여러 중개업소를 돌아다닌다면 그것만으로도 아파트 값이 오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도 모르고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상승한다고 한다. 다시 가격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간은 이주일 정도 걸린다고 하니 웃을 일 만은 아니다. 실속 없는 부동산 정책이 되는 이유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은 그 내용이 다양하다. 약효를 떠나서 가짓수나 아이디어가 빠진 것이 없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은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계단식 상승을 계속 했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 모두 부동산 대책으로 고심했다. 그러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공무원도 대체로 좋은 소리를 못 들었다. 부동산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문제가 될 때마다 정부에서 이에 대한 처방을 내놓았지만 늘 한 박자가 늦을 수밖에 없다. 실제 문제 발생 시점과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그런 상황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문제로 인식한 때에는 상당기간이 지난 다음이다. 진단 후 처방에 따른 약효도 문제다. 주택 공급물량을 늘린다는 결정을 했다고 하자. 아파트 청약을 받은 후에도 최소 2년이 지나야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으므로 그 효과가 직접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적기에 최상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몸에 맞지 않는 약은 부작용이 생긴다. 나중에 면역이 생기면 약도 효과가 적다. 토지 활용도 그렇다. 도시 전체적인 균형 감각을 전제로 고층화를 마다해서는 안 된다. 환경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위로 올리고 옆으로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이 유용하다. 이로 인한 부동산 투기 문제는 별개로 대처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를 이유로 오히려 정상적인 토지 활용이 되지 못하면 그것도 문제가 된다. 부동산 정책은 지역과 소득층, 수요자와 공급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부딪힌다. 어떻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진단은 정확하고 섬세하게 하고 실행은 종합적이고 선이 굵어야 한다. 시장의 흐르는 물결도 거슬리는 것보다 결대로 이용해야 한다. 부동산정책에 대해 일시적으로 비판을 받는다고해서 부동산시장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 보다 철학과 뚝심이 있어야 한다. 공직자, 언론, 부동산전문가의 두 얼굴 부동산시장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단어는 신뢰이다. 공직자나 언론이나 부동산전문가나 신뢰가 중요하다. 보통 고위 공직자들이 부동산 문제나 부동산 정책을 다룰 때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그 공직자가 어느 지역에 사나, 몇 평에 사는가를 묻는다. 가격이 비싼 인기지역에 살고 있으면 도덕성을 의심한다. 보통 사람들은 힘 있는 공직자가 제 살 깎아 먹는 정책을 내 놓을 이유가 없다고 떠든다. 반대로 그렇지 못하면 강남의 아줌마 보다 부동산을 모르면서 어떻게 부동산 문제를 얘기할 수 있느냐고 핀잔을 줄지 모른다. 그린벨트가 풀리면 아무개가 그 땅을 갖고 있는데 역시 힘이 있다고 수군거리기도 한다. 부동산전문가도 이와 비슷하다. 또 자신의 사업이익에 따라 목소리를 내거나 막연한 추측으로 부동산시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언론의 힘도 크다. 연일 부동산 문제를 다룬다. 1면이나 경제면 사회면에서, 또 사설이나 컬럼을 통해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도 있게 비판한다. 부동산 투기에 대해 성토한다. 부동산 부분은 단순 예측기사나 인터뷰식 인용기사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한편 같은 신문, 같은 날짜, 뒷 페이지 재테크 기사에서는 어떻게 하면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지를 상세히 안내한다. 국민들은 이런 것 모두에 대해 그런가 보다하고 별 신경을 안 쓴다. 그러나 왠지 부동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 허전하다고 느낀다. 가슴 속은 무엇인지 모를 답답함이 쌓여 간다. 왜 소형 보다 중대형 아파트가 많이 오르나? 주택 수요와 공급 물량, 남는 것인가 모자라는 것일까? 전체적으로 모자라지 않다. 단순하게 물량으로만 얘기하면 해결책이 없다. 문제는 양 보다 질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과 원하는 규모의 물량이 부족한 것이다. 수도권이라도 외딴 곳에 작은 세대의 중대형 아파트를 짓는다면 미분양이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중소형이어야 분양이 잘 되는 지역도 있다. 이처럼 서울이나 수도권도 미분양이 있다. 반면에 지방에도 인기지역 인기평형은 청약 경쟁이 심하다. 지역에 따라 소득에 따라 주택 수요는 똑 같지가 않은 것이다. 앞으로 주택수요가 줄어든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2015년 정도까지는 인구와 세대수가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학이 학생이 모자라 고생하는 것과 이치가 비슷하다. 언제나 공급이 모자라고 수요가 넘치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거 사이클을 보자. 보통 결혼 전 미혼자녀는 부모와 동거하거나 원룸에서 생활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집을 마련하게 된다. 이때는 전세를 살더라도 20평형대의 아파트에 산다. 그러다가 자녀들이 둘 이상으로 늘어나면 방 3개 이상, 부모를 모신다면 4개 이상의 방이 딸린 30평형대 이상의 아파트를 찾게 된다. 자녀들이 독립할 나이가 되면 부모들은 전원주택을 택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선호도가 떨어진다.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시골의 문화적 소외감이나 친구들과의 단절로 인한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녀들에 따라 주택규모가 좌우되는 주거 사이클이 나타나면서 점점 더 큰 평형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집의 규모를 줄여서 이사 가는 것은 쉽지가 않은 것도 이유가 된다. 건설업체는 왜 소형 평형 아파트를 싫어할까? 이제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소형 아파트는 건설회사가 짓기를 싫어한다. 지을 때 돈이 더 들고 팔 때 비싸게 못 팔기 때문이다. 정부가 소형 평형 의무 건축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이다.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도 동요하고 있는 것도 이유이다. 거꾸로 소형아파트가 중대형아파트 보다 가격이 더 올랐을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정부가 1998년 소형평형 의무 비율을 폐지한 바 있다. 1998년 소형 평형 의무 비율을 없애면서 2년 후인 2000년 소형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가격이 상승하니 건설업체에서는 자발적으로 잘 팔리는 중소형 아파트를 짓기도 했다. 현재는 이 외에 재개축 개발이익환수제를 통해 소형 아파트 공급을 직접 간접으로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중대형 아파트가 위축되고 공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시장 상황이다.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강남과 분당 등에서도 중대형 이상은 크게 올랐지만 20평형대 이하 소형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미미하다. 이처럼 소형평형 의무비율은 서민 아파트를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문제는 부동산정책 방향이 틀린 것이 아니라 수급 상황은 물론 수요자 심리까지 고려해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된다는 점이다. 부동산시장은 두 얼굴을 가졌다. 숫자만 가지고도 얘기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시장이다. 부동산은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움직인다. 부동산정책으로 조절이 부적절하거나 뚝심이 없으면 시장 원리에 맡겨 놓는 것보다 못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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