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뻥튀기] 돈 줄줄새는 나눠먹기 '먹이사슬' |
시행사 땅값 올리고, 금융사 이윤 챙기고, 건설사 원가 부풀려 초호화판 설명회·경품에 수십억씩 쓰고 인허가 '검은 돈'도 고스란히 분양가로 [조선일보 유하룡 기자] 지난 5월 중순 서울시내 G호텔과 W호텔 앞. 저녁 식사를 마친 수십명의 40·50대 여성들이 ‘○○건설’이란 로고가 새겨진 커다란 손가방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대형 건설업체인 A사와 B사가 서울 영등포의 모 사업을 따내기 위해 초청한 조합원들이었다. 이날 행사는 비용만 수천만원대로 추산되는 초호화판이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수주만 하면 분양가에 포함되는 비용”이라며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땅값이 비싸서”, “원가가 올라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안 써도 될 ‘생돈’이 길바닥에 뿌려지고, 나눠먹기식 마진(이윤) 구조로 분양가가 줄줄 새고 있다. 비리 사슬과 분양 원가 부풀리기도 성행하고 있다. 수억원대 자본으로 수천억원대 사업을 벌이는 ‘봉이 김선달’식 시행사의 난립도 거품을 키우고 있다.
◆ ‘나눠먹기’ 이윤구조와 시행사 난립 = 아파트 사업의 복잡한 마진 구조가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통상 택지개발지구나 민간 택지(宅地)에 짓는 아파트는 시행사가 땅을 사서, 금융기관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형태로 돈을 빌려 땅값을 치른 뒤, 건설업체가 시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와 금융기관,건설업체가 각각 이윤을 나눠먹는다. 이윤을 키우려면 분양가를 올려야 하고, 소비자는 자칫 3중(重)으로 바가지를 쓸 우려가 있는 셈이다. 금융기관은 PF대가로 사업비의 7~8%를 가져간다. 최근 분양된 인천의 P주상복합에서 금융기관들은 PF대가로만 870억원을 받을 예정이다. 부동산투자자문사인 J사 김모 상무는 “PF는 건설사 지급보증이 있어 리스크가 거의 없는 땅 짚고 헤엄치기 장사”라고 꼬집었다. 건설사는 통상 5~10%의 시공마진을 가져간다. 일부 업체는 지급보증 대가로 추가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중견 개발업체인 S사 관계자는 “솔직히 30%를 이윤으로 책정해도 돌아오는 건 10%도 안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시행사들도 실제 자기자본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1000억원짜리 사업이라도 시행사는 전체 사업비의 1~2%에 불과한 토지 계약금만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 땅값은 PF로 조달하고, 시공은 건설업체가 맡기 때문이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전문성도 없는 시행사가 난립하고, 이들이 경쟁적으로 토지 매입에 나서면서 땅값만 올려놓아 분양가 상승을 촉발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터무니없는 원가 부풀리기와 검은돈 거래 = 건설업체들이 실제와 달리 원가를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객관적 검증이 어려운 땅값을 터무니없이 올려잡는 사례가 빈번하다. 작년 11월 용인에서 분양된 2개의 아파트는 비슷한 지역임에도 사업자들이 건설감리협회에 제출한 땅값에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표참조 ) 더구나 2000년에 땅을 샀던 아파트가 2002년에 산 아파트보다 오히려 땅값을 비싸게 책정하는 현상도 빚어졌다. 분양대행사인 M사 관계자는 “두 아파트의 분양가는 비슷한데, 땅값 차이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분양가 산정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에 만연된 비리와 공무원에게 전달되는 뇌물도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최근 서울 송파구의 모 조합장은 철거권만을 대가로 2억8000만원을 받는 등 무려 20억원을 챙겼다가 구속됐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조합장의 비리는 결국 원가 상승 요인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인·허가 기간은 사업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담당 공무원에 대한 로비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인·허가에 따라 수백억원대 수익이 왔다 갔다 한다”면서 “인·허가 시스템만 투명해져도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하룡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you11.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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