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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미래상

여행가/허기성 2006. 1. 29. 23:26

1중심 2거점 4대 벨트…다핵구조로 재편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고향의 품에 안길 때다. 하지만 막상 고향에 내려가도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을 듯 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우리네 고향에서의 삶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모습이 한편으론 정겹기도 하지만 고향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달가울 리 없다. 고향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고, 서울은 서울대로 숨이 막힌다.
참여정부가 우리 국토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깃발을 치켜들었다. 대부분 정부기관이 이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고, 수도권의 공공기관이 전국 각지로 옮겨가 각 지역 발전의 토대를 일군다.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이 발전하고, 수도권은 세계 도시로 발돋움한다. 앞으로 10년동안 ‘내 고향, 내가 사는 고장’의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드라마틱할 것이다. <국정브리핑>은 설을 맞아 균형발전이 가져올 지방과 수도권의 미래 변화상을 2회에 나눠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인구의 지방 분산을 통해 과도한 체중을 줄인 수도권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도시로 성장한다. 수도권의 불필요한 규제는 풀리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서울은 국내 최고 도시답게 여전히 내ㆍ외국인들로 분주한 역동적인 모습이다.  

특히 주택난이 완화돼 집값은 안정될 것이며, 만성적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을 벗어던지고 쾌적한 생태환경도시로 거듭 태어난다.

수도권 경제는 연구개발, 생산, 금융이 결합 집중된 14개의 대표 클러스터 위주로 재편된다. 서울은 도쿄, 상하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북아 금융ㆍ국제 비즈니스 중심으로, 인천은 중국 푸동지구와 경쟁하는 동북아 물류
경제자유구역으로, 경기도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같은 첨단ㆍ지식기반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한다.

삶의 질이 올라간다

미래 수도권 변화의 핵심은 삶의 질의 개선이다. 과도한 인구 집중으로 인해 열악해진 삶의 질을 선진국 대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이 집중적으로 추진된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기본은 깨끗한 공기와 물. 정부는 자동차공해 저감대책, 사업장 오염물질 총량 관리 등 특단의 대책을 통해 10년 내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10년 뒤 맑은 날 서울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수도권 대기질은 개선된다. 현재 제주도의 대기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팔당호를 비롯한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이 수질기준 1등급(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 1mg)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녹지ㆍ공원도 대폭 늘어난다. 도시개발계획 시 공원과 녹지 확보를 의무화하는 녹지총량제가 시행되고, 지자체가 토지소유자나 거주자와 나무심기 등 녹화 사업 협약을 체결하는 ‘녹지활용계약제’도 도입된다. 이를 통해 도심지와 주거지 자투리 땅을 활용한 근린공원과 녹지가 흔해질 것이다.

서울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공간’으로 조성된다. 청와대와
북악산 일대는 상징성과 역사성을 감안해 역사공원으로 보전되며, 광화문 일대는 역사문화성과 생태성이 복원된 문화거리로 꾸며진다.

북악산-경복궁-세종로-시청광장으로 이어지는 녹색 보행 공간은 도시민의 문화휴식처로 자리잡을 것이다.

또한 ‘창경궁-창덕궁-경복궁-덕수궁’ 코스가 역사문화벨트로, ‘대학로-북촌-사간동-인사동’ 코스는 문화지구로 조성돼 서울 정도 이후 600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효창공원과 용산 미군기지는 역사성을 감안해 민족평화공원으로 조성된다. 특히 용산은 북한산-남산-관악산의 축과 연계한 천연 생태공원으로 조성돼 서울의 허파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청계천, 안양천 등 도심 수변공간과 한강 생태공원이 복원되고, 한강변은 복합문화센터가 건설돼 각종 문화이벤트가 상시적으로 열리는 문화현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집 걱정·교통 체증에서 벗어나다

수도권 주민의 어깨를 짓누르는 집 고민도 해소된다. 정부는 수도권에 연간 30만 가구의 주택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2012년이면 수도권 주택보급율은 112% 수준에 이를 것이다.

또한 수도권 585만 가구 중에서 25.9%에 이르는 152만의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2007년까지 16%로 낮춰지며, 노후 불량주거지 개량사업과 뉴타운 정비사업 등을 통해 주거환경은 지속적으로 나아질 것이다.

답답한 교통에도 숨통이 트인다. 수도권 광역전철의 확충으로 23.6%(2003년 기준)인 수송분담율이 2020년 40%로 높아진다. 전철 이용이 불편한 지역은 장거리 급행 광역버스 운행이 확대되고, 버스 우선 신호가 도입된다. 수도권 주요 도시 간 통행시간의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와 함께 종합교통안내시스템 구축과 도로정보화사업 등 첨단교통기술(ITS)을 활용해 교통체계 효율성이 높아지고, 2020년에 이르면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이 100%로 높아진다.

또 경의선 용산~문산 복선 전철 등 국제업무단지 연계 교통망이 확충되고, 제2연륙교 건설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물류연계수송망이 대폭 확충된다.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 등 2단계 시설 확장,
자유무역지역 개발사업, 국제항공노선 확충 등으로 인천공항 물류 기능이 강화되고, 광명역은 신안산선 등 연계교통망이 구축되고, 단계적으로 역세권이 개발된다.

수도권 공간은 1중심(서울) 2거점(인천ㆍ수원)과 ‘4대 특성화 벨트’를 중심으로 한 다핵 구조로 재편된다.

4대 특성화 벨트는 인천과 수원을 연결한 국제물류ㆍ첨단산업벨트 △화성과 평택, 안성을 잇는 해상 물류ㆍ산업벨트 △이천과 양평, 가평으로 이어지는 전원 휴양ㆍ관광벨트 △동두천과 파주, 강화를 잇는 남북 교류ㆍ산업벨트 등이다.  

이같은 틀 위에 각 시ㆍ도별 특성을 반영한 산업클러스터 중심으로 경쟁력이 높아진다.

◇ 서울

금융산업 및 국제 비즈니스, 정보통신, 디지털콘텐츠 산업과 교육, 의료, 법률, 광고 등 고부가가치 지식기반 서비스업이 집중 육성된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과 용산, 상암은 국제업무 △강남은 국제회의와 컨벤션 △여의도와 명동은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발전한다.

또한 도심과 부도심을 차별화해 5개 정보기술(IT) 거점과 3개 바이오기술(BT) 거점이 탄생한다. 5대 IT 거점은 △도심(문화) △강남(소프트웨어형) △구로/금천(하드웨어형) △상암(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공릉 NIT(나노기술+정보기술) 클러스터 등이며, 3대 BT 거점은 △홍릉벤처밸리 △강북메디클러스터 △관악벤처밸리 등이다.

이와 함께 전통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종로 귀금속 클러스터, 재래시장 현대화, 성동첨단지구 조성 등이 활발히 이뤄진다. 아울러 뉴타운 사업 등으로 강남ㆍ북의 불균형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

◇ 인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발판 삼아 동북아 관문도시로 발돋움한다. 송도 지구는 국제업무와 지식기반산업 및 연구개발(R&D) 센터로 육성되고, 영종 지구는 항공물류, 첨단산업, 해변종합관광으로, 청라 지구는 금융ㆍ관광ㆍ복합 레저로 특성화된다.

이와 함께 경제자유구역과 기존 산업단지, 대학과의 연계가 강화돼 3개 특성화 지구의 육성을 든든히 뒷받침할 것이다.

송도 신도시는 유비쿼터스, 신소재, 정보기술부품 등 신기술의 거점 역할을 하며, 구 도심의 자동차 부품, 기계 등 주력 성장산업이 업그레이드된다. 아울러 옹진(도서ㆍ해양 관광), 강화(역사ㆍ문화, 해양 관광), 소래포구(문화관광, 레저, 수변문화지구) 등은 관광 및 여가도시로 꾸며진다.

◇ 경기도

첨단ㆍ지식기반산업의 메카로 발전한다. 경기 남부(수원, 용인, 평택 등)에는 정보기술 및 바이오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지식기반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서부는 부천 영상산업, 시흥 게임산업, 광명 음악밸리 등 창조산업 클러스터가 만들어지며, 중부(안양, 의왕, 과천 등)는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철도 연구개발(R&D) 등으로 육성된다.

동부(성남, 광주, 이천 등)는 판교 정보기술 벤처단지를 중심으로 파주-수원-용인-평택을 잇는 IT 클러스터에 포함되며, 친환경 농업과 휴양ㆍ관광 기능을 확충할 것이다.

북부(의정부, 동두천, 포천 등)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문화ㆍ관광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한편, 남북 협력의 전진기지로 변모한다.

또 북동부(구리, 남양주, 가평 등)는 실리콘밸리의 디지털기술과 헐리우드의 문화콘텐츠가 결합된 개념의 ‘실리우드’ 클러스터가 형성되며, 북서부(고양, 파주, 김포)는 파주의 LG필립스LCD, 출판문화단지 중심으로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