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오피스텔 청약자격제한 검토[오락가락행정]

[주거용 오피스텔 청약자격 제한 검토]‘오락가락 행정’ 논란 가열될듯

정부가 기존에 무주택으로 분류되던 고가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 청약자격 제한 및 세금부담강화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수억원이 넘는 주거용 오피스텔 보유자가 ‘무주택자’로 분류돼 판교청약에서 우선순위∼1순위까지 청약가능하고, 세금도 소형주택 보유자보다 적게내는 현 제도의 모순을 고치겠다는 것이다.<본지기사 3월2일자 1?3면 참조> 그러나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 준 상태에서 다시 규제를 가한다는 점에서 ‘오락가락’ 정책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락가락 정책’, 논란 가열=정부가 그간 사실상 눈감아 오다시피한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 칼을 뽑은 것은 판교청약 자격상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실상 수억원이 넘는 고급 주택을 갖고 있으면서도 현 건축법상 1가구 2주택 요건에 포함되지 않아 판교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 1순위 청약이 가능하게 되는 헛점이 본지 취재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실제로 이달 말 실시되는 판교 청약에서 분당 정자파라곤, 로얄팰리스 등 10억원을 훌쩍 넘는 성남시 일대 고급 오피스텔 소유자는 청약통장?세대주 자격 등을 만족시킬 경우 청약자격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우선권으로 인해 청약경쟁률이 수도권아파트 평균 경쟁률인 260대1∼360대1에서 최고 35대1까지 낮아진다. 이에 따라 상당수 부유층들이 무주택 또는 소형주택 서민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청약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유엔알 박상언 대표는 “정부가 이제라도 제도의 헛점을 파악한 것은 잘 된 일”이라며 “이같은 고급 오피스텔 주거자들만 청약에서 배제시켜도 어느 정도 경쟁률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단속 및 규제검토에 반발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에서는 IMF 외환위기사태 이후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영업용이 전체의 50%만 넘으면 오피스텔을 인가해줬다. 즉 주거용을 최대 50%까지 인정해준 것이다. 결국 정부가 주택경기 활성화와 서민 주거난 해소 등의 목적으로 오피스텔의 주거용 전용을 눈감아줬고 이에 오피스텔 분양업자들이 편승한 셈인데, 이제 와서 투자자에게 중과세와 청약자격 제한 등으로 모든 ‘잇점’을 다시 빼앗을 수 있냐는게 시장 일각의 주장이다. ◇3월 판교청약자격은 그대로=정부가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청약자격 제한을 검토키로 했지만 오는 3월 판교신도시 국민주택규모 공영 및 민간?임대아파트 청약에는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실태조사에만 2달가까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국세청도 전체 업무용 오피스텔의 주거전용 사례 중 약 8%만 밝혀낸 실정이어서 세밀한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오는 8월 국민주택 규모 이상의 중대형 평형 대상 판교신도시 청약에선 일정 평형이상이나 종부세 일정금액 이상의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청약자격 제한 등의 조치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장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부동산 114 김규정 차장은 “3월 청약이야 말로 집없는 서민들이 다수 참여하는 국민주택규모나 임대아파트가 대다수”라며 “8월의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어차피 서민층에게는 자금부담때문에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여서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대책이 이번 판교신도시 분양에서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