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휩쓴’ 소녀 피아니스트 “돈이 너무너무 싫었어요” | |||||||||||||||
배를 건반 삼아 연주하는 꼬마 “피아노만 치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수미는 피아노를 무척 좋아했다. 네 살 때 외할머니와 함께 길을 걷다가 피아노 소리를 듣고는 피아노학원으로 뛰어 들어갔다. 피아노를 치고 싶다고 떼쓰던 어린 수미는 집에 가자는 외할머니의 재촉에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피아노 선생님조차 아직은 너무 어리다고 만류했지만 수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수미는 다섯 살 때 “매일 피아노만 치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피아노가 없을 땐 배를 건반 삼아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 치는 것을 밥 먹는 것보다 더 좋아해서 하루 12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하곤 하던 수미의 피아노 소리는 남달랐다. 외삼촌은 수미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시민회관에서 열린 대회에 나가 1등상을 받았을 때의 일을 잊지 못한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예쁜 드레스를 입었는데, 수미만 화장도 못하고 그냥 평상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갔어요. 순서가 맨 마지막이었는데, 침착하게 좌우를 살펴보고 조신하게 인사를 했어요. 다른 아이들이 외워서 치는 것과는 다른 어떤 느낌이 있었어요.” 음악에는 문외한이었던 수미의 외삼촌이었지만 수미가 치는 피아노에는 감정이 담겨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 아이는 피아노가 운명이다”라고 느꼈던 것은 친부모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후 수미는 여러 지역 및 전국단위 피아노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고 수미의 재능을 알아본 대구 계명대 이청행 교수와 영남대 장신옥 교수는 여러 가지로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자청해서 수미에게 무료 레슨을 해주었고 독일 유학도 적극적으로 추천해줬다. 가난을 이겨내는 힘, 피아노 “돈이 너무너무 싫었어요.”
그럴 때마다 수미는 피아노를 친다. 수미에게 피아노는 남자친구 같아서 그냥 건반만 손가락으로 두드려도 기분이 한결 나아지곤 한다. 피아노를 치는 동안 속상하던 마음이 눈 녹듯이 풀어지고 마는 것이다. 돈이 없어서 힘들 때 가족 생각이 나서 외로울 때 피아노만은 언제나 수미 곁에 있다. “부모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파요. 두 분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 늘 걱정이에요. 특히 아버지는 당뇨 때문에 맛있는 음식도 못 드시거든요. 나중에 커서 능력이 생기면 제일 먼저 부모님과 남동생, 우리 가족이 함께 살고 싶어요.” 독일 사람들도 후원을 아끼지 않는 소녀의 꿈 “피아노로 나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수미가 우승한 대회의 심사위원 6명은 42년 만에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수미를 우승자로 뽑았다. 그들은 모두 수미의 테크닉과 소리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수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안다. 수미는 자신은 아직 그렇게 훌륭한 피아니스트는 아니라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미덕을 지녔다. 올 여름방학에 수미는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서 연주회를 열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로 수미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피아노는 손가락으로만 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머리로 해석하고 마음을 담아 쳐야 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깨달았다는 이수미 양. 수미는 열아홉이라는 나이보다 훨씬 어른스럽지만 부모님 얘기만 나오면 금세 울먹이는 여린 감성의 작은 소녀 피아니스트이다. 수미는 멀리 타향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힘겹게 나아가고 있다. 머지않아 수미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음악 세상을 열어 들려주는 꿈. 그 꿈 안에는 수미를 후원해준 많은 사람들의 고마운 마음과 더 주지 못해 안타까운 부모님의 가슴 아픈 사랑, 무엇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 없이 노력하는 수미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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