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가점제

부양가족이 많고 무주택 기간이 길수록 당첨에 유리한 ‘청약 가점제(加點制)’가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전용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2008년부터, 민간택지에서 분양하는 중소형 아파트는 2010년부터 각각 가점제로 바뀐다.

공공택지 중대형평형은 채권입찰제(채권액을 많이 쓴 사람을 당첨자로 정하는 것)가 유지되고, 동점자가 생길 경우에만 2008년부터 가점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의 당첨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주택이 있는 청약예금·부금 가입자들은 인기지역 당첨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다. 중소형 주택에 청약가능한 청약예금·부금 가입자는 현재 403만명이며, 전문가들은 이 중 40~50% 가량이 유(有)주택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교부와 주택산업연구원은 25일 이런 내용의 ‘주택청약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여론 수렴을 거쳐 정부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내 청약점수 미리 알고 청약한다=가점제는 가점항목에 가중치를 곱해 총점이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방식이다.〈표 참조〉 중소형주택 가점항목 중 부양가족수(35)·무주택기간(32)의 가중치가 높다. 부양가족이 많고 무주택기간이 길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 총점에서 동점자가 나오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 당첨된다. 청약자는 자신의 점수를 계산, 당첨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청약할 수 있다.

◆부양가족 많고 무주택기간 길어야 유리=정부가 가점제로 바꾼 것은 무주택자의 당첨기회를 늘리고 청약경쟁을 줄이기 위해서다. 집이 있는 사람들은 당첨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송파신도시(2009년 분양 예정) 같은 인기 택지지구에서 나오는 중소형 아파트는 당첨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

특히 집을 옮겨 가려는 1주택자들이 큰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2주택자는 서울·부산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아예 1순위가 안되지만, 1주택자는 현재 통장가입 후 2년이 지나면 1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

◆청약 선택권·갈아타기 제한 등 여러 문제점=전문가들은 청약제 개편안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말한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부양가족이 없는 독신자, 단독 가구주 등은 나이가 많아도 당첨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어 지나친 차별”이라고 말했다. 20평형에서 30평형으로 늘려가려는 실수요자도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 주택 수요를 지나치게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약전략 어떻게 짜야 하나=중소형 물량에 청약가능한 청약예금 300만원(서울 기준)짜리 통장이나 청약부금 가입자 중 집을 갖고 있는 경우는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김포신도시 등 2008년 이전에 분양하는 공공택지나 유망한 민간택지에 적극 청약할 필요가 있다. 자금 여력이 있고 집을 빨리 구할 필요가 없으면 큰 평수로 증액해 아예 중대형 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무주택자이고 자녀가 많으면 ‘당첨 0순위’가 되기 때문에 인기 지역 아파트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한편 공공택지에서 주택공사가 지어 공급하는 중소형 아파트(청약저축 대상)는 납입액·횟수에 따라 당첨자를 정하는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