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국민임대주택단지를 지으려던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세곡2지구와 강동구 상일동 일대 강일3지구의 국민임대단지 개발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환경여건이 좋고 도시 연담화가 우려된다’며 최근 이들 2곳에 대해 국민임대주택단지 건설을 위한 국책사업 지정을 ‘부적합’으로 판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 국민임대단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이 상당부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무리한 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한 정부에 대한 비난여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세곡2 및 강일3지구 국민임대단지 조성 ‘백지화’
건설교통부는 최근 서울 세곡2지구와 강일3지구, 구로구 천왕 2지구 등 3곳을 국민임대주택단지로 만들기 위해 해당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국책사업지정 신청을 중도위에 상정했으나 중도위가 천왕2지구를 제외한 두 곳의 개발이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에 중도위의 부결판정이 내려진 세곡2, 강일 3지구는 사업추진이 전면 중단되며 해당 지역은 지금처럼 그린벨트로 존치된다. 정부가 지난 2002년 국민임대주택 건설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그린벨트 조정가능지를 활용키로 하고 사업을 추진하다 중도위의 부결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헌릉로 주변의 세곡2지구는 총 16만5000여평 규모로 국민임대 3140가구 등 474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를 위해 주민공람과 관계부처 협의를 이미 마친 상태다. 강동구 상·하일동 일대 강일3지구는 10만6600여평 부지에 오는 2009년 말까지 2790가구를 지어 7366명을 거주토록 할 계획이었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서울시에 대체지를 물색할 것을 요청했으며 서울시는 이들 지구와 유사한 규모로 그린벨트 훼손 지역을 중심으로 연내 부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다른지역 사업도 ‘불똥’ 우려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를 건설키로 하고 택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총 60여곳의 그린벨트를 풀어 이곳에 20만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이 계획에 따라 정부는 최근 3∼4년 동안 그린벨트에 49곳의 국민임대주택단지를 지정했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 지역 원주민, 토지 소유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속도전’식으로 추진하다보니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역 곳곳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세곡2지구와 강일3지구에 대한 중도위의 개발계획 부결 역시 이 같은 지자체 및 지역민의 반대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강남구 세곡동과 강일지구 일대에서는 인근 지역에서 송파신도시 건립 계획이 발표된 뒤 2∼3개월 전부터 세곡동과 강일지구 일대 국민임대주택 건립 계획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세곡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송파신도시 계획과 이미 건립 중인 송파구 장지동 국민임대단지 개발안이 맞물리면서 주변 지역에 임대주택단지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세곡2지구 개발계획안이 원점으로 돌려졌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다”고 말했다. 주변 지역의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하다 보니 오래 전부터 부작용이 예견됐다는 얘기다.
또 최근 서울시의 서초구 우면2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건설계획에 대해서도 경기 과천시가 교통혼잡과 환경오염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고 경기 양주시 의회와 주민들은 42만6000평을 국민임대단지로 짓겠다는 주공의 계획에 반발, 계획 보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 그린벨트인 경기 안양 관양지구의 국민임대사업은 정부의 지속적인 설득에도 안양시의 반대가 계속되자 건교부가 지자체를 배제하고 직접 주민공람을 시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철거대상 가옥 지분(딱지) 거래자 피해 없나
이번에 사업이 중단된 세곡동과 강일지구 등 두 곳 모두 최근 서울시내 철거주택을 사면 국민임대주택단지 입주권(속칭 딱지)을 준다며 투자자를 모으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의 손님 끌기 단골메뉴였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철거주택을 매입, 입주권을 노렸던 투자자들은 이번 사업 중단으로 인해 피해가 예상된다.
다만 딱지 거래를 알선하는 현지 중개업자들은 이번에 사업이 중단된 세곡2지구와 강일3지구는 실제 거래 자체가 많지 않아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S중개 관계자는 “세곡2지구와 강일3지구는 주변 지역과 합쳐 원주민의 가옥수가 수십여 가구에 그치고 강일3지구도 대부분 농지나 녹지 등 토지로 이뤄져 있어 집단 무허가 취락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세곡1지구 및 강일 1·2지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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