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세 불과 며칠새 수백만원 왔다갔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 소급 적용을" 요구 빗발…잔금 납부·등기 내달로 미뤄야 절세

부동산 거래세(취득ㆍ등록세) 인하를 소급 적용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정부가 9월부터 개인ㆍ법인간 신규 분양시 주택 거래세와 개인간 거래세를 2%로 낮추기로 하면서 불과 몇일 사이에 잔금을 먼저 치러 수백만원 이상의 세금을 더 내게 된 계약자들이 잇따라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6일 재정경제부와 행정자치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개인ㆍ법인간 거래세 인하를 올해 초부터 소급 적용해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재경부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승철씨는 “불과 며칠 사이로 500만원이나 더 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라며 “거래세 경감조치를 반드시 소급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정명준씨도 “같은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잔금을 빨리 낸 탓에 불합리한 법적용을 받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납세자연맹은 각 정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거래세 인하를 올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입법을 촉구하며 사이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소급적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거래세 환급 여부는 감사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거래세는 세금 성격상 소급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거래행위가 이미 이뤄져 납세의무가 성립된 사람에 대해 추후에 법을 만들어 세금을 돌려준다면 과세체계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가 진행중인 아파트에서는 건설사를 상대로 입주를 늦춰달라는 계약자들의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소급적용 요구가 빗발치는 이유는 취득세는 잔금 납부일, 등록세는 등기 시점부터 부과되기 때문에 똑같은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서도 잔금을 내는 시기에 따라 세금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법 시행 이후에 거래세를 내는 사람들은 인하 조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잔금을 일찍 치른 사람은 이를 적용 받을 수 없는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음달 초에 개정된 법이 시행되는 만큼 아직 잔금 납부 전이라면 미납에 대한 연체 이자를 물더라도 가급적 법이 시행될 때까지 납부를 미루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분양가 3억원 짜리 아파트의 경우 실제 내야 하는 취득ㆍ등록세(농어촌특별세 등 부가세 포함 10%)는 현재 1,320만원에서 앞으로 660만원으로 절반 가량으로 떨어지는 반면 잔금(통상 분양가의 20%) 6,000만원을 한달 간 연체하더라도 연체 이자(이자율 12% 가정)는 60만원선에 불과하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잔금 중 일부는 내고, 일부만 남겨놓는다면 연체 이자가 더 줄어든다”며 “다만 미납액이 너무 적으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잔금을 낸 것으로 간주해 바로 취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분양가의 5% 이상은 미납으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 개정 전에 잔금을 치러 취득세가 이미 나왔다면 등기를 법 시행일 이후로 미뤄 등록세 인하 혜택을 보는 것이 유리하다. 등기는 잔금 지급 이후 60일 안에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