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캠핑버스테마여행

³о부자의길

무인도 2700개… 투자자 관심 높아진다

여행가/허기성 2006. 10. 2. 09:08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격언 중에는 ‘무인도(無人島)에 투자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잘 찾지 않는 땅은 수요가 없기 때문에 좋은 값에 팔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최근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을 구입하는 데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바다 낚시 등 해양 레저 인구가 늘면서 대도시 거주자가 섬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한 채 값이면 수천~수만 평짜리 섬을 통째로 구입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아파트는 얼마든지 새로 지을 수 있지만 섬은 새로 만들 수 없다. 섬의 숫자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만약 수요가 발생하면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서해의 작은 섬 영종도에 국제공항이 들어설 것이라고 십여 년 전 미리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나라 섬의 정확한 숫자는 정부도 파악하지 못한다. 암초인지 섬인지 모호한 지형이 있고 만조 때는 두 개의 섬이지만 간조 때는 서로 연결돼 한 개가 되는 곳도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제주도부터 독도까지 우리 영해의 섬은 대략 3180여개로 추산된다. 지역별로는 남해안에 79%가 몰려 있고 서해안과 동해안에 각각 18%, 3%의 섬이 있다.
전체 섬 중 500여곳은 사람이 사는 섬이지만, 나머지 2680여곳은 무인도다. 무인도는 특히 전라남도 목포시 신안군에 754개가 몰려 있다.


무인도를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우리나라 무인도 중 절반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다. 대한민국의 모든 땅은 토지대장에 등재돼 있고, 임야·전(밭)·답(논) 등 지목이 정해져 있다. 무인도도 예외는 아니다. 개인 소유의 무인도는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하다. 국·공유지라 할지라도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임차하거나 매입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현재 개인 소유의 무인도 중 절반은 인근 지역의 부유한 주민이나 어촌계가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서울 등에 거주하는 외지인이 투자 목적 또는 ‘나만의 섬을 소유하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보유하고 있다.

섬은 주로 해안 지역 부동산 중계업소나 섬 전문알선업체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무인도 탐사 및 개발 전문업체인 마린토피아(www.marintopia.com)에는 현재 50여개의 섬이 매물로 나와 있다. 1000여평 면적의 작은 섬부터 10만 평 규모의 비교적 큰 섬까지 다양하다. 섬 매물의 평당 가격은 대략 2만~15만원 정도. 섬은 아파트처럼 거래가 자주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다. 소유주가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많다.

마린토피아의 이종택 사장은 “무인도 탐사 회원이 3000여명인데 이 중 섬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대기 수요자는 400명 정도”라며 “수요가 공급보다 많지만 적정 가격에 대한 인식 차가 커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무인도는 가격이 5000만~3억원인 중저가 매물이다. 섬의 가격을 좌우하는 변수는 식수 및 생활용수의 확보 여부, 배 접안의 용이성, 섬의 크기, 육지와의 거리, 집터 유무, 섬의 경사도, 해안선의 형태, 주변 해역의 경관 등이다.